전북 전주에서 한 섬유회사를 운영하며 개성공단에 입주했다 이번 사태로 몸만 급하게 빠져나온 한 입주기업 대표 정태두 씨는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서 논을 빼앗은 격"이라며 정부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다음은 정 대표와 일문 일답.
▶ 개성에서 어떤 회사를 운영했고 규모는?
= 전북 전주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종업원 26명 규모의 섬유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개성공단에는 '성실개성'이라는 상호로 북한 종업원 112명을 고용해 여성 내의류를 생산하는 회사를 운영해 왔다.
▶ 개성공단에서 매출 실적은?
= 2012년 70여억원이었으나 2013년 잠정폐쇄로 50여억원에 그쳤고, 2014년 70억원대, 그리고 지난해에는 97억원을 기록했다. 사실 전주 공장은 개성공단에서 내는 수익금으로 이끌어가는 형국이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이런 상황에 처했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전주 공장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개성공단의 이점은 무엇인가?
= 당연히 저렴한 인건비다. 북한 종업원 한명의 한 달 임금은 15만원~20만원 가량으로 전주공장의 1/10 수준이다. 아울러 지리적으로 가깝고 특히 종업원들과 말이 통한다는 점 등 세계 어느 곳에 비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 바로 개성공단이다.
▶ 현재 피해 규모는?
= 당장 몸만 빠져나온 상태다. 페쇄된 개성공단 현지에는 20억원 상당의 공장 시설과 10억원 가량의 원-부자재와 반-완제품이 남겨진 상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큰 피해는 앞으로 생산기반을 잃었다는 것이다. 농사짓는 사람이 논을 빼앗긴 격이다. 어디서 또 이런 논을 찾을 수 있을지 참으로 암담하다.
▶ 전라북도 차원에서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전북으로 이전할 생각은 없나?
= 생각해 보라, 임금이 10배가 차이가 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 임금 차액분을 정부나 자치단체가 지원해준다면 모를까,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다.
▶ 앞으로 계획은?
= 해외공장으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쪽 공장을 찾아볼까 한다. 그러나 개성공단만한 곳이 어디있겠는가? 정말 눈 앞이 캄캄하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지난 2013년 잠정폐쇄했다가 재가동했을 때 분명히 정부가 개성공단을 핵과 분리할 것이고 어떤 정세변화에도 변함없이 가동할 것이라고 문서를 통해 명백히 밝혔다. 그런데 정부가 하루아침에 이럴 수 있나? 우리가 정부를 믿고 개성 들어갔지, 김정은을 믿고 들어간 것은 아니지 않은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줘야하는 것이 국가와 정부의 역할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