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두달 앞두고 터진 北風, 총선에는 어떤 영향?

與 유리 野 불리한 전통적 '안보이슈'와는 달라

(사진=자료사진)
지난달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지난 7일 장거리 로켓 발사, 개성공단 폐쇄로 이어진 북풍(北風) 이슈가 정치권을 연일 강타하고 있다.

야권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보수세력 결집을 위해 '개성공단 폐쇄'라는 극약처방을 악용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고, 여당은 안보문제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야 모두 총선을 불과 두달여 앞둔 상황에서 터진 초대형 이슈가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90년대 들어 '북풍' 효과 미미… 개성공단 폐쇄 총선에 영향줄까

선거 전 불거진 안보이슈는 전통적으로 보수정당이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진보성향 정당들이 수세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90년대 후반 들어 안보이슈 이른바 '북풍(北風)'이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경험도 야당들로 하여금 적극적 대응에 나서지 않도록 만든 이유가 됐다.

안보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경우도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은 3월에 발생한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안보위기론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참패했다.

'북풍'이 선거판세를 좌우할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보수층 결집에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013년 개성공단 조업 중단 사태와 지난해 8월 북한 목함지뢰 도발때 강경책으로 대응한 결과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번 북한 핵실험 재개와 장거리 로켓 발사 때까지는 여야 모두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던 것 역시 야당 스스로가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언젠가는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거라고 확신한다"며 '북한 궤멸론'을 언급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폐쇄 문제는 전통적인 북한 이슈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성 공단이 정치적 문제와 다른 경제적 요소를 담고 있고, 남북경협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단 폐쇄가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도 남다르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경제문제라는 점, 남북관계 마지막 연결고리가 없어졌다는 점, 그리고 공단 폐쇄과정에서 국민의 공론화 과정이 많이 생략됐다는 점에서 반드시 여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기는 힘들 거 같다"고 전망했다.

개성공단 문제가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이기도 하다.

◇ 개성공단 여권에 불리할 수도, '북풍 기획설' 개연성은 떨어져

개성공단 폐쇄 문제가 전통적인 안보이슈와 달리 변수가 많다는 점은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 같은 이슈는 당사자인 기업인들의 반발이 점점 강해지고 있고, 야당과 언론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들이 전통적인 안보 이슈와는 달리 적극 공세에 나서고 있는 현상도 개성공단 이슈가 갖는 이런 차별성에 기인한다.

개성공단 문제에 변수가 많다는 점은 거꾸로 야당이 주장하는 '북풍 기획설'의 개연성은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로 여당인 새누리당은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내려진 직후 피해 기업인들에 대한 보상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이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확산되는 것에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한 야권 인사도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두달 뒤인 총선을 바라보고 기획했다고 보기에는 그 변수가 너무 많다"며 "이른바 원칙을 강조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아집이 극약처방을 내리게 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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