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은 1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과 원정에서 15점 8리바운드 7도움의 전방위적 활약을 펼쳤다. 특히 3점슛 7개를 던져 5개를 꽂는 고감도 외곽포를 뽐냈다.
팀 최다 7도움을 올리며 가드의 본분을 지키면서도 리바운드도 역시 팀 최다인 8개를 걷어냈다. 가로채기도 양 팀 최다인 4개를 기록했다. 두 팀 선수 중 가장 긴 38분40초 동안 얼마나 뛰어다녔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팀은 62-73으로 져 3연패 수렁에 빠졌다. 6승22패로 공동 4위 그룹과 6경기 차, 2년 연속 최하위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올 시즌 타이틀 스폰서의 후광(?)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올 시즌 이경은은 홀로 빛나고 있다. 평균 도움 2위(4.4개) 득점 9위(11.4점, 국내 선수 3위) 가로채기 6위(1.5개)를 달린다. 장기인 3점슛 성공률은 전체 1위(36.6%)에 성공수도 4위(48개)다. 자유투 성공률은 2위(86%)다.
이런 활약에 이경은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집계하는 공헌도 순위도 8위다. 국내 선수 중에는 MVP 2연패를 달성한 박혜진(우리은행)에 이어 2위다. 올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는 우리은행 양지희(9위), 임영희(10위)보다 높다.
KDB생명의 외곽포는 그러나 림을 외면했다. 이날 KDB생명의 3점슛은 이경은을 빼면 13개 중 2개가 들어갔다. 이경은 혼자서 가드와 슈터의 역할을 하기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KDB생명은 이날 손 쉬운 골밑슛도 놓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다 보니 이경은도 경기 후반 맥이 풀리는 표정을 자주 짓는다.
당초 이경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수 있었다. 다른 팀 이적시 최고 3억 원 가까운 연봉을 받을 수 있었지만 2억 원에 KDB와 3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돈보다는 의리를 택한 계약으로 농구계에 훈훈함을 안겼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이경은도 지친 기색이다.
경기 후 김영주 KDB생명 감독은 "일부 선수들이 프로 의식을 새로 잡아야 하지 않나, 기술보다 정신적 면에서 떨어지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하나하나 선수들이 프로다운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해보겠다"면서 "승부처 실책이 쏟아지는 등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도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