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무섭게 흔들리는 대한항공의 조종석에 앉은 장광균 감독대행이 다가올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6라운드를 전승으로 마무리하고 ‘봄 배구’에 정식 합류한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11일 "김종민 감독이 최근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면서 "남은 시즌을 장광균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이끌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V-리그 남자부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의 부상 교체로 흔들렸다. 러시아 국가대표 모로즈가 시즌 중 가세하며 다시 분위기를 타는 듯 했지만 5라운드에서 1승 뒤 5연패의 부진한 성적에 빠지며 자칫 ‘봄 배구’에 초대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현재 대한항공은 남자부 3위지만 11일 경기에서 삼성화재가 승리할 경우 4위로 밀려날 위기다.
결국 김종민 감독이 물러나고 장광균 감독대행 체제로 분위기를 바꿔 남은 6라운드를 소화하기로 했다. 사실 장광균 감독대행은 김종민 감독과 함께했던 대한항공의 코치 4명 가운데 경력이 가장 짧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선수들과 원만한 의사소통을 위해 풍부한 경력을 자랑하는 두 명의 외국인 코치, 그리고 체력을 담당하는 정종일 코치를 대신해 장광균 코치에 감독대행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장광균 감독대행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만큼 부담이 크다”면서도 “나도,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봄 배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대한항공은 기술적인 부분이 문제가 아니다. 서로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는 것이 문제인 만큼 서로가 하나가 되는 데 최대한 집중하겠다”면서 “나 역시 코트에서 선수들과 함께 뛴다는 생각으로 진심으로 마음을 담아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비록 좋지 않은 분위기의 친정팀을 이끌게 됐지만 장광균 감독대행의 목표는 분명했다. “최소한 6라운드에서는 5승1패를 거둬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장 감독대행은 “솔직히 전승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도 그렇게 믿고 있다. 당장 현대캐피탈과 첫 경기부터 승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종민 감독은 사퇴와 함께 다시 대한항공 직원 신분으로 돌아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역 은퇴 후 코치로 선임되기 전까지 대한항공 직원으로 근무했던 전례도 있어 감독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다른 업무를 맡아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