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스크린 휘젓는 '두 얼굴'의 사나이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배우 이성민이 '두 얼굴'로 스크린을 휘젓는다. 야심으로 가득 찬 25년 경력의 베테랑 검사와 10년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를 오가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

개봉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 설 연휴 매서운 흥행세를 보이고 있는 영화 '검사외전'의 숨은 주역은 단연 이성민이다. 시종일관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 '악역' 이성민의 존재 덕분에 황정민, 강동원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성민은 '검사외전'에서 변재욱(황정민)의 상사이자, 오랜 경력의 베테랑 검사인 우종길로 분했다. 비록 '조연'이지만, 극중 이성민은 존재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그가 연기한 우종길이 우리가 알던 이성민의 모습과 정반대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온 이성민은 그동안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사랑 받아왔다. 특히 드라마 '미생'에서 오과장 역을 맛깔나게 소화,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국민 멘토'로 불려왔던 그다.

하지만, '검사외전' 속 이성민은 180도 다르다. 그가 연기한 우종길은 자신의 권력과 야심을 위해서라면 물, 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인물. 꾀와 권모술수에 능한 비열함으로 검사의 어두운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29년차 배우의 유연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로봇, 소리' 스틸컷
그런가 하면, 이성민은 첫 단독 주연작인 영화 '로봇, 소리'에서 절절한 부성애를 연기했다.

'로봇,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성민은 이 영화에서 딸을 찾아 나서는 아버지 김해관 역을 맡았다.

무뚝뚝한 중년 가장 해관과 인공지능 위성 '소리'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하고, 해관이 딸을 이해하지 못했던 과거를 뒤늦게 반성하는 모습은 관객의 눈물을 쏙 뺀다.

'검사외전' 속 '냉혈한' 우종길은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성민의 능수능란한 연기는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아쉽게도 '로봇, 소리'의 흥행 성적은 썩 좋지 못하다. 로봇이라는 낯선 소재가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 그러나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만큼은 나쁘지 않다. 이성민의 탄탄한 연기력과 독특한 소재, 감동적인 스토리가 만나 진한 여운을 남긴다는 반응이다.

각기 다른 캐릭터로 스크린을 종횡무진 휘젓고 있는 배우 이성민. 그는 차기작으로 액션느와르 영화 '리얼'을 선택, 또 한 번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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