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연휴에 또 뒤통수 맞은 중국..겉으론 '차분'·속으론 '부글'

북한이 중국의 적극적인 만류를 뿌리치고 7일 오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겉으로는 차분한 반응을 보이며 당혹감을 감추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지 3시간여 가 지난 이날 낮 12시 10여 분(현지시간)쯤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기어코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를 한 것에 유감을 표시한다"는 내용이 담긴 비교적 짤막한 입장을 표명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북한의 이번 추가도발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느끼는 당혹감과 불쾌감은 상당한 수준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중국정부가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 대표를 북한에 특사격으로 파견한 데 이어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연쇄 전화통화를 하며 직접 대북압박에 나선 지 이틀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고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는 소식을 전날 매시간 톱뉴스로 전하며 시 주석의 '갈등 중재' 행보를 부각하기도 했다.

중국 각계에서는 기막히다는 반응과 함께 분노감도 감지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이번 도발은 2013년 2월 12일 춘제 연휴 기간에 이뤄진 제3차 핵실험을 연상케 한다.

당시 핵실험은 춘제 공식연휴 넷째 날 진행됐다. 공산당 대표 대회를 통해 선출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공식 출범을 20일가량 앞둔 상황이기도 했다.

이번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날도 올해 춘제 공식연휴(7∼13일) 첫날이라는 점에서 보면 중국으로서는 다시 한 번 3년 전 악몽이 되풀이된 셈이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대다수 누리꾼이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북한의 도발이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번에는 조선이 누구의 뺨을 때린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이번 '춘제 도발'이 과연 미국만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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