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들 "박근혜-시진핑 통화, 그 자체로 대북경고 메시지"

우다웨이 '빈손 귀국'에 中최고지도자가 불쾌감 표시 해석도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한미 정상과 연쇄 접촉한 것에는 직접적인 대북 경고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와 대북제재 문제를 논의하고,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해 같은 문제를 협의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문제가 외교·안보 현안으로 불거진 뒤 이 문제를 주제로 한미 정상과 직접 접촉한 경우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롄구이(張璉괴<玉+鬼>) 중국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선(북한)이 핵실험을 한 뒤 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 상황은 매우 위험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과 통화해 소통했다는 그 자체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한 것에 대해서도 "중·미가 조선 핵문제 처리에서 한층 더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시 주석의 이번 행보에는 한·미·중 최고지도자들 간의 대북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염원도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시 주석의 이번 행보가 북한에 대한 강한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이) 40여 분간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아주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고 분위기도 좋았을 것"이라며 "나는 바로 그 점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한중 정부가) 공식발표에서는 (시 주석이) 조선을 향해 어떤 경고를 했다는 등의 내용은 담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명확히 조선반도 비핵화를 견지한다'는 표현 정도면 (대북 경고 메시지로) 충분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최근 특사격으로 북한에 보냈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오자 중국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이징의 한 대북소식통은 "핵실험을 하고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나선 북한이 중국으로서는 기분 나빴을 것이다. 이번 전화통화에는 압박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우 대표는 북한에 갔다가 별 소득 없이 돌아왔다"며 시 주석의 이번 행보가 '후속조치'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실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시 주석이 이례적인 행보로 북한의 추가도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서 중국이 기존 입장을 바꿔 한미일이 추진 중인 초강경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많다.

대북 소식통은 현재 대북 제재 수위를 둘러싼 미·중 간의 현격한 입장 차이가 단숨에 좁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시 주석의 이번 행보는 결의안 도출을 위한 하나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원유공급, 무역거래 중단 등 미국이 주도하는 초강경 제재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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