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유가족 "특조위 방해 마라"…특별법 개정 요구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에 나섰다. (사진=김광일 기자)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여당이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등은 설 연휴를 앞둔 5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을 찾은 귀성객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특조위 활동 보장을 요구했다.

유가족 박혜영(최윤민 학생 어머니) 씨는 "정부와 집권여당은 국민 서명으로 제정된 특별법을 무력화하고 특조위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권력은 진실의 문을 봉쇄하고 국민의 눈을 가리려 들기만 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조위 조사의 칼날이 청와대로 향하지 않도록 막는 해양수산부의 '대응방침' 문건이 알려지고, 해수부 증인들이 청문회 답변을 짜맞춘 것으로 보이는 '대본 문건'이 발견되면서 이들은 정부를 향한 불신을 지우지 못하는 실정.

이러한 가운데 유가족 이재복(수연 학생 아버지) 씨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특조위 조사 기간은 18개월에서 10개월로 사실상 반토막 날 위기"라며 "304명이 희생된 참사에 대한 조사가 고작 10개월 동안 이뤄질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16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기존 특별법에는 특조위 조사 개시 시점이 명확하게 기술돼있지 않았다"며 "정부가 이를 이용해 조사 기간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올라오는 길에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팻말을 든 분을 봤는데, 유가족들에게는 여전히 하루하루가 지옥"이라고 말해, 일부 유가족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편 이들은 기존에 요구하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에 더해 조사기간을 보장하는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며 3차 서명운동에 나선다.

앞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는 650여만명이 참여했으며, 선체 인양과 시행령 폐기 등을 요구한 서명운동에는 40여만명이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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