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지역구만 찾는 박 대통령…국정도 진박사랑?

설 민생탐방, 3일 함진규·김명연, 5일 이학재 지역구…‘정치적 의도’ 여부 해석 분분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설 연휴를 앞둔 5일 인천의 정서진 중앙시장을 방문해 전통시장 상인들을 격려했다. 이틀 전에는 경기 시흥시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찾아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는 어려운 경제상황에 놓인 서민과 중소기업을 배려한 민생 행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총선을 2개월 앞둔 상황에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을 배려한 게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문지의 현역 의원들이 친박계라는 점에서 그렇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청와대에서 '의원 돕기'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선거 앞둔 의원들 입장에서는 절호의 마케팅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정서진 중앙시장은 인천 서구·강화군갑 이학재(재선) 의원 지역구 내에 있다. 반월·시화 산단은 경기 시흥시갑 함진규(초선), 경기 안산시 단원구갑 김명연(초선) 의원의 지역구에 포함됐거나 인접해 있다.

(사진=이학재 의원 블로그 캡처)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인사다. 함 의원, 김 의원도 친박계로 분류된다. 세 사람 모두 지난달 말 김무성 대표가 소집한 '비박계' 초·재선 의원 만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반월·시화 산단 방문을 수행한 함·김 의원은 "두 분이 오늘 (중소기업의) 얘기를 (국회에) 전달하라. 피를 토하면서 연설하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기도 했다. 다음날 국회 본회의에서 차례로 단상에 올라 "기업인들은 피눈물이 난다"며 경제입법을 촉구했다.

다만 2014년 추석 서울 답십리 현대시장, 지난해 설 서울 중곡 제일시장 등 야당의원 지역구에 있는 전통시장을 방문한 전례를 볼 때, 박 대통령이 친박 지역구만 챙긴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또 박 대통령 방문이 해당 지역구 의원의 승리에 직결된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생현장을 돌보는 게 일정의 목적이지,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며 "구더기 무섭다고 장을 안 담글 수는 없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말 그대로 억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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