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부의 개별 소비세 인하가 곤혹스런 곳이 있다. 차를 산 고객은 분통을 터트리고, 차를 판 곳은 짜증을 낸다. 바로 수입차 브랜드인 BMW, 미니, 폭스바겐, 볼보, 인피니티 등이다.
이들 5개 수입차 브랜드는 정부의 개소세 인하 연장 조치 발표 이전인 1월 한 달 동안 자체적으로 개소세 인하 부분을 연장 적용해 차량 구매 고객들에게 할인을 해줬다고 한다.
이 때 차를 산 사람들은 5400여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월 수입차 브랜드별 신차 판매량은 BMW 2410대, 폭스바겐 1660대, 미니(MINI) 484대, 볼보 463대, 인피니티 392대로 집계됐다.
문제는 정부의 개소세 인하 연장 발표 이후 불거졌다.
일부 고객들은 1월에 수입차들이 자체적으로 할인 혜택을 준 것은 개소세 인하가 아니라 프로모션에 해당하는 만큼, 정부 방침에 따라 개소세 인하분의 환급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고객들의 환급 요구에 대해 수입차 업체는 “불가하다”며 맞서고 있다. 폭스바겐, 볼보, 인피니티는 ‘환급 불가’라는 내부 방침을 정했고, BMW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고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미 개소세 인하분을 깎아준 데다 2월 구매 고객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아 환급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사실 수입차 브랜드가 적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개소세 할인 적용이 환급을 강제할 법률적 효력이 있는지는 애매하다. 승용차 매매 계약서에 관련 사실을 명기하기보다는 언론 보도자료와 구두설명 등을 통해 자체적인 개소세 연장 적용을 고지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사실 애매한 점이 많기 때문에 환급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입차 브랜드가 끝까지 환급을 거부할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개소세 인하분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수입차 업체로부터 받은 세금을 업체에 돌려줄 책임이 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가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하지 않았는데도 환급을 해주지 않는다면 이는 민사상 ‘부당이득’ 개념”이라며 “이럴 경우 개별 계약서에 따라 판단을 해야 하고, 소비자가 환급을 받기위해서는 민사적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입차 구입 고객의 불만과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행정 지도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봐야하겠지만, 개소세는 납세 의무자와 국가 간의 세법상의 문제로 행정 지도에 나설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난맥상은 사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개소세 인하 연장은 없다"는 정부의 확언에도 기인하다는 관측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연장 조치가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1월에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 ·할인을 해 준 것인데, 정부가 한 달 만에 입장을 뒤집어 혼선이 빚어졌다”며 “환급을 해주자니 이중 할인이고, 해주지 않자니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