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지난 달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을 통해 세계 최초로 올림픽 8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2-3 역전패를 당하면서 우승이라는 화룡점정을 찍지 못했다.
후반 중반까지 2-0 리드를 잡으면서 승기를 굳히는 듯 보였지만 추격골을 허용한 이후부터 급격하게 무너져 패배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미 지나간 경기지만 권창훈에게는 아직도 진한 아쉬움이 가슴 속에 남아있다. 특히 선제골을 터뜨렸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대회를 마치고 소속팀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의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마르베야에 합류한 권창훈은 "일본전에서는 너무 순식간에 실점이 이어졌다. 어떻게 경기를 풀어야할지 솔직히 멍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감독님도 당황하셔서 선수들을 컨트롤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님 인터뷰를 봤는데 정말 1%의 방심이 컸다. 2-0으로 이기고 있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어디선가 방심을 했을 것이다. 패배를 당하는 과정에서 특정 선수가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팀 전체가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일본은 2016 리우올림픽 본선에서 재격돌을 할 가능성도 있다. 두 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8강부터는 대진에 따라 리턴매치가 성사될 수 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놓고 한일전이 펼쳐진 바 있다. 권창훈은 "다시 일본과 경기를 한다면 흐름에 따라서 경기 운영을 우리쪽으로 노련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과 만나면 더 죽을 각오로 뛰어야한다. 더 강하게 준비를 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창훈은 지난해 한국 축구 최고의 기대주로 떠오른 선수다. 2016년은 또 한번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는 8월 개막하는 리우올림픽이 자신의 역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은 월드컵만큼 중요한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벌써부터 최종엔트리와 주전 경쟁이 한국 축구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축구계는 권창훈이 올림픽 무대에서도 '신태용호'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권창훈은 "올림픽에 나간다면 감독님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본선에서는 골이든 어시스트든 팀을 도울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권창훈은 지난해 A매치 7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었다. U-23 챔피언십에서는 5골을 기록해 득점 부문 2위에 올랐다. 권창훈은 미드필더 포지션을 소화하지만 최근 들어 득점을 책임지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득점 '톱10'에 이름을 올린 권창훈. 득점력의 증가는 출중한 개인 능력 뿐만 아니라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팀을 만난 것도 빼놓을수 없는 부분이다.
수원 삼성과 '신태용호'은 공격 전술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정 선수에게 편중된 공격 전술보다는 1~2선에 배치된 공격진이 모두 득점을 노리는 전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권창훈이 더욱 빛을 볼 수 있었다.
권창훈은 "올림픽팀의 경우 1~2선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좋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공격자원들이 골 맛을 봤다. 좋은 동료들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라고 평가한 뒤 "신태용 감독님은 선수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게끔 배려를 잘 해주신다. 특히 실수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우리 플레이를 하자, 우리 경기를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자주 하신다.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것은 공격 축구다. 실수가 나와도 공격 축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권창훈은 "수원에서는 원톱 전술을 쓰다보니 센터 포워드가 고립되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나와 산토스와 같은 2선 공격수들은 센터 포워드가 만든 빈 공간을 잘 활용해서 골을 넣을수 있었다. (염)기훈이 형이나 미드필더들이 찬스를 많이 만들어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