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11월 8일 미국 대선일 까지는 9개월의 대장정이 남아있지만 아이오와 코커스가 민심의 풍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는 상당하다.
이변의 주인공은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 경선전 초반에 바람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75.Bernie Sanders)와 테드 크루즈(47.Ted Cruz)다. 샌더스와 크루즈, 이른바 '샌더크루즈' 돌풍인 것이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아웃사이더의 승리', '비주류의 반란' 등으로 두 사람의 선전을 묘사했다. 샌더스와 크루즈는 각기 '대세론의 주역'을 자임했던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에게 일격을 가했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크루즈 역시 줄곧 여론조사 지지도 1위를 달렸던 트럼프와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받는 마코 루비오를 보기 좋게 따돌렸다.
그러나 아직은 대선전이 초반에 불과한 만큼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 코커스의 박빙 승부는 향후 대선판도가 롤러코스트 양상으로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또한 무소속의 샌더스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힐러리를 꺾을 수 있을 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8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실시된 지지도 조사에서는 샌더스가 힐러리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기득권 정치세력에 대한 심판을 내건 샌더스의 돌풍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이 날지, 민심을 반영하는 이른바 '샌더스 현상'으로 등장할지 우리 정치권에 건네는 교훈도 적지 않다.
샌더스 '돌풍'은 8년 전 오바마가 일으킨 '바람'과 오버랩된다. 샌더스와 오바마의 캐치프레이즈는 '변화'다.
기득권과 구태, 불평등을 탈피하는 변화를 선택하면 개혁과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우리 정치권도 '혁신하는 보수', '경제 민주화', '새정치' 라는 표현 등을 내세우며 변화를 바라는 민심에 발맞추고 있지만 말 따로 행동 따로일 경우가 다반사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는 구태를 심판하는 동시에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주역은 유권자인 국민이다.
이번 미국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처음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비율이 40%로 조사됐다. 유권자들의 참여가 샌더크루즈의 돌풍을 만든 것이다.
미국 대선이든 우리의 총선이든 더 나은 내일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