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시신이 된 소녀의 참상…주민들 "등골이 오싹"

3일 오후 숨진 지 1년가량이 지난 백골 상태의 여중생 시신이 발견된 경기도 부천시 한 주택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수개월 전 숨진 뒤 3일 백골 상태로 발견된 이모(14·여)양의 시신은 참극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냈다.

이양은 경기도 부천시 소사동의 한 단독주택 2층 작은방 이불 위에서 발견됐다.

시신은 대부분 부패돼 검은색과 갈색으로 변색됐지만, 뼈대가 남아 있어 형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

왼쪽으로 돌아간 듯 보이는 얼굴에 검은색 머리카락은 비교적 풍성하게 남아 있었고, 속옷으로 보이는 옷이 입혀있었다.

습기제거제 여러 통이 곳곳에 놓여 있는 방의 양 벽면에는 책이 가득 꽂힌 밤색 책꽂이, 흰색 옷장과 수납장이 놓여있다.

부패한 시신 냄새와 탈취제 냄새가 뒤섞인 악취는 방안을 진동하다 못해 창문 틈으로 새 나왔다.


오후 2시 40분쯤 마스크를 쓴 과학수사대원 2명이 파란 천을 덮은 시신을 옮겨나오자 모여있던 30~40명 가량의 주민들은 탄식을 터뜨리며 벌어진 입을 손으로 가렸다.

동네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전선식(50)씨는 "아버지는 평범하고 조용한 사람이었고, 아내는 다정한 편이었다"며 "두들겨 패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등이 오싹하더라"고 몸서리쳤다.

주민 김순자(81·여)씨는 "이곳에 오래 살았지만, 이양 가족과 알고 지내지는 않았다"면서도 "지난해 3월쯤 대문 앞에서 이양을 본 적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추명숙(61·여)씨는 "이양의 부모는 사이가 좋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다 "일주일에 한 번은 옷을 맡기러 왔지만, 단 한 번도 딸 아이의 옷을 맡긴 적이 없었다"고 혀를 찼다.

앞서 이날 오전 경찰은 이양의 집에서 이불에 덮인 백골 상태의 시신을 발견하고, 아버지 이모(47)씨와 계모 백모(40·여)씨를 긴급체포했다.

친부 이씨는 "지난해 3월 딸아이가 가출을 해 아침 7시부터 정오까지 나무라며 때렸다, 이후 저녁 때 방에 가보니 딸이 죽어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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