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백골 이양 친구 "멍자국이 많았고 많이 맞았다"

이양 친부 계모 긴급체포…친구 진술이 결정적

(사진=자료사진)
지난해 3월 미귀가자로 가출 신고된 여중생 이모(14)양이 집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양의 친구 진술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중학교 1학년생이던 이양은 친구 A양과 함께 어울려 다니며 가끔 늦게 집에 들어오곤 했다.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3일 긴급체포된 이양의 아버지는 딸 시신을 작은방에 방치한 뒤 이불로 덮어놓고 11개월을 태연히 지냈다.

아버지 이씨는 딸이 숨진 것을 알면서도 지난해 3월31일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은 이양이 재학중이던 중학교 담임교사와 친구들을 면담하고 또 전국 PC방과 사우나, 쉼터, 보호시설 등을 탐문했다.

전산수사는 물론 출입국 내역 확인, 고용보험 내역 확인, 통신 수사 등 다각적인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이양이 가출 신고자 집에서 시신으로 발견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가출신고 접수 10개월 뒤인 지난달 16일 경찰관이 이양의 친구 A양을 면담하면서 수상쩍은 얘기를 들었다.

A양은 "친구와 함께 놀다 잠을 잔 적이 있었는데 종아리와 손바닥에 심한 멍자국이 있었다"고 말한 것.

이양은 친구에게 "어제 많이 맞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곧바로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이양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던 과정에서 경찰은 백골이 된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옆에 우두커니 서 있던 친부 이씨와 계모 백모씨는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친부 이씨는 "지난해 3월 딸아이가 가출을 해 아침 7시부터 정오까지 나무라며 때렸다, 이후 저녁 때 방에 가보니 딸이 죽어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쯤 친부와 계모 이외에도 부천에 있는 계모의 여동생 집을 압수수색해 또다른 백모(39)씨도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숨진 이양은 계모의 여동생, 즉 새이모 집에도 맡겨져 일정기간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숨진 이양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이씨와 백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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