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주승용 의원은 단연 이번 20대 총선에서 논쟁적 인물이다.
전남 여수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주 의원은 1995년 전남도의원 선거 경선에 불복해 당시 신민당을 탈당한 후 지난달 13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 전까지 모두 6번을 탈당했다.
수차례의 경선 불복과 무소속 출마 후 복당 등 파행적인 탈당 이력에도 불구하고 주 의원은 도의원, 군수, 시장에 이어 3선 의원으로 계속해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승용불패’라는 말까지 회자된다.
이 때문일까?
주 의원이 탈당하고 10여 일 뒤 여수 출신 시·도 의원 9명이 탈당 대열에 합류했고, 주철현 여수시장도 조만간 탈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수 갑과 을 선거구를 막론하고 예비후보들 상당수도 야권 내에서 오락가락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정치 신인들조차 수개월 만에 탈당을 하는 등 작은 유불리에도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은 여수 정치권이 철새 비판에 얼마나 무뎌져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7번째 탈당을 결행한 주 의원은 탈당선언문에서 "호남은 야권의 존립을 위협하는 분열적 행태와 패권정치를 목도하며, 제1야당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며 "호남 민심에 따르는 정치인들을 호남팔이라고 비난한다고 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튿날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주 의원의 탈당은 수구정당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을 저지하라는 민심을 배반하고, 파벌과 개인의 정치적 이익만을 좆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주 의원의 정계은퇴를 주장했다.
국민회의 신당을 준비해온 천정배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손을 잡으면서도 호남의 뉴DJ 발굴, 다선 의원 물갈이 등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승용 의원은 "호남 지역 다선 의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물갈이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박하면서 향후 호남지역의 공천과 관련한 갈등이 잠복해 있는 상황.
현재 박종수 전 주러 대한민국 공사 참사관, 이광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이 국민의당을 통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창당 첫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여수을 지역구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다.
호남 민심을 기반으로 야권 재편을 노리는 국민의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안철수 신당의 총선 성패를 가를 가늠자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