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이 대통령 생일축하 난을 이병기 비서실장에게 가지고 오는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난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을 통해 청와대로 전달되던 도중 현기환 정무수석의 '수령 거부'로 되돌아간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박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의 지시로 오전 9시쯤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축하난을 들고 방문하겠다'고 연락했다. 그러나 국무회의가 시작될 때쯤인 1시간 뒤 현 수석은 '정중하게 사양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이 이후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 축하난을 받은 적이 있어 이번에 보낸다', '야당 대표가 대통령께 보내는 난이다' 등으로 설득을 시도했지만 '정중하게 사양하겠다'는 답변만 3차례 들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 김한길 대표에게 생일 축하난을 보낸 적이 있다.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하는 박 의원은 당시 지역구 일정까지 취소하고 축하난 배달을 위해 급거 상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변인은 “현 수석이 '처리하기로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난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정중히 사양했다고 한다”며 “대통령은 나중에 관련 보고를 받고 정무수석을 크게 질책하셨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정무수석이 판단을 잘못한 것같다”면서 “국무회의, 대통령 생신 오찬 뒤 보니 이런 해프닝이 벌어졌더라”고 말했다.
한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더불어민주당 입당과 관련해 청와대는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내심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정 대변인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으나,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그 사람이 어디를 가건 말건 대단할 게 뭐 있느냐”고 깎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