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참상 전세계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별세

목숨 걸고 취재한 영상 전세계에 전파…"광주에 묻어달라" 손톱·머리카락 망월묘역 안장 추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진실을 세계에 전파한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씨가 지난 1월 25일(현지시간)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사진=자료사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진실을 가장 먼저 해외에 알린 독일 언론인이 별세했다.

5.18기념재단은 2일 전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특파원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 1937.7.6~2016.1.25)씨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독일 북부 라체부르크에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향년 79세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힌츠페터씨는 지난 2004년 5월 심장질환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해 왔으며 투병중이던 2005년 5.18 25주기 때 광주를 방문했었다. 당시 힌츠페터씨는 '내가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는 희망을 피력해 광주시는 그가 망월동 묘역에 안장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이 가족묘에 안장돼야 한다며 반대해 광주체류기간동안 그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항아리에 담아 5.18기념재단에서 보관해왔다.


80년 5.18 광주의 참상을 영상에 담아 전 세계에 처음 알린 독일의 방송기자 힌츠페터씨가 지난 2005년 5.18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모습. (사진=자료사진)
힌츠페터씨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시는 김수아 인권평화협력관을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을 보내기로 했으며 5.18재단도 독일교민들 중심으로 조문단을 구성해 유족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또 5·18기념재단과 광주시는 2일 오후 협의를 통해 힌츠페터씨의 유체보관함을 망월동 구 묘역에 안장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힌츠페터씨는 1980년 5월 19일 동경에서 광주로 달려와 학살 현장을 영상에 담아 생생하게 독일 전역에 방송했고 이로 인해 광주의 실상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특히 그의 영상자료는 지금도 5.18의 중요한 자료로 보관돼 있다.

고인은 또 1986년 서울광화문 시위현장에서 사복경찰에게 맞아 목과 척추에 중상을 입기도 했다.

1995년 기자직에서 은퇴한 그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현장을 지켰던 치열한 기자정신이 국민의 양심을 깨워 이 땅의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공로로 2003년 11월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