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내친 조 전 비서관의 더민주 행에는 문재인 전 대표의 끈질긴 설득이 작용했다.
조 전 비서관은 정치권에 입문하며 기존 야당에 대해 "수권보다 당내 헤게모니에 골몰했다"고 쓴소리를 하면서 야권을 혁신하고 국정을 바로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이유와 포부를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제게도 정치는 무시와 비난의 대상이었지만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먹고서야 '세상의 큰 변화와 발전은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현실 정치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누군가는 그 진흙탕에 뛰어 들어 희망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잘못된 권력을 바로세우고 국정을 바로세우고 나라를 바로가게 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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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동안 야당 행태에 대한 쓴 소리를 하면서도 야당 혁신의 밀알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전 비서관은 "수권(授權) 보다는 한줌도 안 되는 당내 헤게모니에 골몰하고 절박한 살림살이에 대한 공감도 없는 (야당 내부) 사람들을 보며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사회전반의 정치 불신, 희망의 상실, 무기력의 원인 중 상당부분은 야당의 몫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 거듭나고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더민주에서 희망을 보았다"며 "유일한 대안세력, 제1야당인 더민주의 혁신과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고 성공의 밀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이 더민주를 선택한 데에는 문재인 전 대표의 설득이 주효했다.
조 전 비서관은 "현실정치 참여를 주저하는 저와 혹시 제가 결심할까봐 두려워하는 아내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수없이 저희 식당을 찾아주셨고 지겹게, 그리고 진심으로 저희 부부를 설득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문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 입당을 주저하는 조 전 비서관 부부에게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냐"고 설득했고, 결국 조 전 비서관을 움직였다.
◇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靑 고발→檢 기소→法 무죄 판결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은 "현 정권은 공직기강 수립에 대한 의욕과 불의에 맞서는 용기를 함께 가진 분을 배신자로 폄훼하며 비난하고 공격했다"며 "여기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이겨낸 용기를 우리당에서 먼저 살폈고, 본인도 더민주에서 하실 역할이 충분이 있다고 판단해 이 자리까지 왔다"며 조 전 비서관을 추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맡은 뒤 첫 번째 영입인재로 어느 분을 발표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상의 끝에 조 전 비서관을 첫 번째 영입인재로 발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 출마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비례나 지역구, 구체적인 지역 등은 당과 이야기한 바 없다"고 설명했지만, 야당 안팎에서는 조 전 비서관이 서울 마포갑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과 맞대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 전 비서관은 1992년 검사 임용 후 대구지검 공안부장과 수원지검 공안부장,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 국정원장 특보를 지낸 공안통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일하며 박관천 경정(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담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으로 불린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측에 건넨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해당 문건이 원본이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또 해당 문건이 조 전 비서관의 지시로 생산ㆍ유출된 것이 아니라 박 전 경정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고 보고 조 전 비서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