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실세인 최 의원은 최근 출신지역인 대구·경북(TK)을 넘어 부산·울산·경남(PK)으로 영역을 확장해 ‘박근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 의원은 주로 현역의원에게 도전하는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비박계는 현역의원들이 중심이 돼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을 결사 보위하는 기류다. 부산이 지역구인 김 대표 주위에선 그들의 영역에까지 유입된 ‘진박 마케팅’에 대한 불쾌감이 흐른다.
◇ 비박계, PK 넘어온 진박 마케팅 ‘불쾌’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50여명이 김 대표를 중심으로 집결한 지난달 31일 회동에서는 친박계의 진박 마케팅이 도마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지역 모 의원과 경쟁관계인 한 원외인사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친박계 초선 의원이 참석한 것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최경환 의원이 진박 정치신인들의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는 화제 쪽으로 흘렀다.
이른바 ‘진박 감별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최 의원이 행사에 참석한 후보자와 그렇지 않은 쪽으로 구별되는 것에 대한 반대 기류가 생겨났다.
김무성 대표가 부산의 한 재선 의원이 앉은 테이블 쪽으로 이동하면서 내뱉은 말에 ‘뼈’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해당 의원 경쟁후보 개소식에 최 의원이 축하 영상을 보냈는데. 김 대표가 그 지역구 상황을 언급하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반응을 놓고 복수의 참석 의원들은 “김 대표의 ‘나와봐리(세력권)’에까지 최 의원이 감별사 역할을 하고 다니기 때문에 공천에 개입하는 의도로 해석됐고, 그것에 대해 불쾌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 박 대통령의 ‘눈물’까지 등장한 ‘진박 마케팅’
최 의원은 현역의원들이 중심이 된 중앙정치의 '반(反) 진박' 흐름에 아랑곳 않고 친박계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을 계속했다.
그는 1일 대구 중·남 지역구에 출마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예비후보사무실 개소식에 참석, “(곽 후보자가) 박 대통령을 위하고 중·남구의 발전을 위해서 내 한 몸 바치겠다는 결심에 따라 온(출마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최 의원은 남구와 서구에 걸쳐 위치한 서문시장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진박 대(對) 친(親)유승민’ 구도를 다시 작동시켰다.
그는 “국회법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해서 박 대통령이 마음고생을 하실 때 (내가) 서문시장에 왔었다”며 “꿩 대신 닭 아니겠느냐, ‘(박 대통령이) 당선 뒤 한 번도 안 왔는데 너라도 와서 잘 됐다’며 시장상인들이 오뎅 값을 안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원내대표 재임 당시 유승민 의원이 국회법 개정으로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일화를 상기시키면서 당시 서문시장의 여론이 친박계를 두둔하는 쪽으로 향했었다는 주장을 편 셈이다. 중·남구의 현역은 유 의원의 측근인 김희국 의원이다.
대구 현역의원에 대한 비판을 동반한 ‘물갈이’ 주장도 다시 제기됐다. 최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TK가 현역의원 교체지수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경제부총리로서) 옆에 있으면서, 저 어른(박 대통령)이 혹시 우시면 어쩌나 아슬아슬하다”며 “우리라도 잘해야 하는데 이래서야 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대구지역 현역의원들이 박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최 의원은 이날 곽 전 수석의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윤상직 전 산업통상부 장관(부산 기장) 개소식에도 참석했다.
2일 강석진(경남 산청·함양·거창) 예비후보와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 3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과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등의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진박에 대한 ‘광폭 지원'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