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동조합은 2일 서울 서초구 아리랑TV 사옥 엎에서 '아리랑TV 방석호 사장 퇴진 및 국민혈세 환수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언론노조는 '아리랑국제방송의 방석호 사장이 2015년 9월 대통령의 UN 연설을 중계하기 위한 출장에 가족을 대동하고 호화 여행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2015년 5월에는 수행 없이 단독 출장을 가, 아들이 재학 중인 듀크대가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해 120여만 원의 식사비를 법인 카드로 결제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어 "방 사장은 출장 후 지출 품의를 올릴 때는 만난 적도 없는 인사들을 만났다고 허위 기재하기도 했다"면서 "아리랑TV는 기금 고갈 위기에 처해 허덕이고 있는데, 정작 사장은 방송사를 사조직처럼 운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은 연초부터 '부정부패 척결'을 국정 과제로 내세웠고,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 공영방송 사장의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철저히 조사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스타파와 경향신문은 1일 방석호 사장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출장길에 초호화 식사를 했고 가족들을 동반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방 사장은 '9월 24일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뉴욕 메디슨 가에 있는 최고급 캐비어 전문점에서 113만 원을 결제하더니, 박 대통령이 연설하던 당일에는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63만 원을 결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방 사장이 함께 식사를 했다고 영수증에 밝힌 외교관들이 방 사장과 만난적도 없다고 한 사실이다. 방 사장은 "9월 24일 캐비어 전문점에서는 뉴욕의 한국 문화원 직원 5명과 함께 식사를 했으며, 9월 28일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는 유엔 한국대표부의 오준 대사와 함께 식사를 했고, 9월 25일 한식당에서는 유엔의 한국인 직원과 함께 식사를 했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방 사장이 영수증에 적어낸 이들은 하나 같이 방 사장과 함께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당시에는 대통령의 유엔 방문으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기 때문에 한가하게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 사장의 딸이 아버지의 뉴욕 출장 기간인 9월 27일과 28일 인스타그램에 3장의 사진을 올렸는데 '우리 가족의 추석 나들이'라는 설명을 붙였고, 뉴욕을 배경으로 방사장과 함께 찍은 사진에는 "아빠 출장 따라온 껌딱지 민폐딸"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방 사장은 지난해 5월에도 뉴욕으로 출장을 갔는데 수행원이나 실무진 한 명 없이 사장 혼자서 출장을 갔다. 이 때도 고급 식당 순례를 빼놓지 않았다. 최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95만 원, 최고급 이태리 식당에서 84만 원, 고급 양식당에서 56만 원어치 식사를 한 뒤 모두 법인 카드로 결제했다. 특히 뉴욕에서 차로 8시간이나 걸리는 노스 캐롤라이나의 한 식당에서 법인 카드로 116만원 어치의 식사를 했다. 노스 캐롤라이나는 방 사장의 아들이 다니는 듀코대와 가까운 곳으로 출장기간 졸업을 했다.
아리랑TV는 논란이 일자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방석호 사장이 2015년 9월 미국출장 시 가족동반 여부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사장의 부인, 딸의 동의를 받아, 같은 항공편 탑승자 명단까지 다 확인하였지만 이름은 분명히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라서 두 사람이 다른 비행기로 뉴욕에 왔고, 방사장의 공식 일정이 빈 시간대에 같이 Ground Zero(옛날 World Tower)에 올라 함께 찍은 사진을 딸의 인스타그램에 잠시 올렸던 것은 사실로 확인됐으나,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폐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9월 출장품의는 7월 UN채널 런칭시 주관부서에서 담당했고, 출장 후 경비정산도 맡아 처리했으나 일정변동 등을 감안한 실제 참석자 명단을 사후 확인하지 않아서 혼선이 생겼을 뿐"이라면서, "아리랑TV의 UN총회 수중계와 쌍방향 방송을 잘 진행하기 위한 정당한 집행이었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이다.
아리랑TV 관계자는 "9월 출장에서는 당초 계획에는 외교관들과 약속을 잡았지만 일정상 함께하지 못해 중계에 도움을 준 현지 관계자들과 공적인 업무에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노스 캐롤라이나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은 방 사장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면서 "실수를 뒤늦게 확인한 만큼 개인적으로 이를 변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석호 아리랑TV 사장은 홍익대학교 법대 교수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여당 추천 KBS 이사직을 맡아 정연주 사장을 불법 해임할 때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후 낙하산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KISDI)으로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쳤는데,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종편 설립허가를 위한)가 논란이 일자 미디어법안 통과시 '생산유발 약 4조원의 경제효과와 2만6천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주장을 폈다가 다시 '2조9천억원의 생산유발, 일자리 2만1000개 창출 효과가 있다'고 수정하면서 논리적인 근거를 제공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