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분 축소 허위 보고'…신격호 고발 검토

일본 계열사 소유 내부자 지분 '기타주주'로 표시, 해외계열사 소유구조 보고 누락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의 해외 계열사 현황 등 지배구조를 공개하고 허위보고 등의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롯데는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일본 계열사를 기타 주주로 속여, 총수 일가와 관련된 내부 지분율을 85.6%에서 62.9%로 낮추는 등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의성이 입증되면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고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롯데의 해외 계열사 소유 현황등을 공개하고 사건 처리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동일인(그룹의 실질적 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해외계열사의 국내 롯데 계열사 11개의 주식소유현황을 동일인이 아니라 기타 주주로 허위 신고한 부분을 주식소유현황 허위신고, 허위 공시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지난해 4월 이후부터 내야하는 신 총괄회장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관련 자료 제출 부분도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자료 요청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한 경우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롯데가 기존에 제출, 신고 또는 공시한 자료와 차이가 확인된 부분을 중심으로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신고나 자료 미제출, 허위제출 등의 고의성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조만간 검찰 고발여부 결정을 위한 전원회의 상정 등 제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고의성이 없다고 결정되면 경고 수준에 그친다.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롯데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던 일본 계열사의 실체와 한국롯데에 대한 지배력이 확인됐다. 국내 86개 롯데 계열사의 총 자본금 4조3708억원 중 해외계열사의 소유 주식은 액면가 기준 9899억원으로 22.7%에 달했다.

그동안 롯데측이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에는 일본 계열사의 주식 소유현황이 없었다.

롯데는 그동안 일본 계열사의 존재를 숨긴 채 일본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을 '기타 주주'로 신고했다. 동일인 신격호와 친족, 계열사 등이 보유한 일본 계열사의 주식은 93.2%에 달한다.

일본 계열사를 동일인과 친족 등 내부자가 장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소유한 한국 롯데 지분을 기타 주주로 표시함으로써 롯데그룹의 내부 지분율이 사실보다 축소 신고됐다.

일본 계열사의 지분 자료를 포함해 재계산하자 롯데의 내부 지분율은 기존 62.9%(지난해 10월 기준)에서 85.6%로 증가했다. 일본의 36개 계열사가 모두 비상장회사였기 때문에 롯데 측이 '기타 주주'로 신고해도 공정위로선 확인할 도리가 없었다.

허위자료 제출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1억원 미만의 벌금형으로, 처벌에 한계가 있다. 공시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증권발행 제한과 20억원의 과징금 부과도 가능하다.

공정위가 밝힌 롯데의 구체적인 소유지배구조 특징과 롯데의 주요 해외 계열사 현황, 해외 계열사의 국내 계열사 출자현황은 아래와 같다.

□ 롯데의 소유 지배구조 특징

1) 총수일가가 일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지배. 총수일가는 ㈜광윤사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계열사를 직접 지배함. 다수 일본계열사를 이용한 다단계 출자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형태로 최대 24단계의 출자단계를 보유 [총수있는 집단(40개, 롯데제외) 평균: 4단계]

2) 총수일가는 일본·국내에서 모두 순환출자 등 복잡한 계열사간 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함. (일본)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호출자(2개)·순환출자(4개) 등을 통해 일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음.
* (상호출자) 롯데홀딩스↔LSI, LSI↔패밀리
* (순환출자) 롯데홀딩스→LSI→패밀리→롯데홀딩스, 롯데홀딩스→L2→LSI→롯데홀 딩스, 롯데홀딩스→롯데상사→롯데그린서비스→(LSI)→롯데홀딩스
(국내)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제과㈜를 축으로 하는 67개 순환출자를 통해 국내계열사에 대한 확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음. 전체 67개 순환출자 고리중 롯데쇼핑㈜는 63개, ㈜대홍기획은 60개, 롯데제과㈜는 54개의 고리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3개사 중 최소한 1개 이상이 전체 67개 고리에 모두 포함되고 있다. 롯데의 순환추자는 대기업집단 전체 순환출자(94개)의 71.3%에 달함.(‘15.10월말 기준)

3) 롯데의 국내 및 일본계열사는 모두 상장회사의 비중이 낮고, 내부지분율이 매우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일본) 36개 계열사 모두 비상장회사로서 내부 지분율이 93.2%에 달하고 있다. (국내) 86개 계열사중 상장사는 8개로 9.3%에 불과하고, 내부지분율은 85.6%로 매우높다. 국내계열사중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를 비롯하여* ㈜부산롯데호텔, 롯데알미늄㈜, 롯데물산㈜ 등 일본계열사 출자비중이 높은 계열사는 대부분 비상장사이다. 롯데는 다른 대기업집단에 비해 총수일가의 지분율(2.4%)이 낮은 반면 계열사 출자(82.8%)가 높으며, 이는 비상장 계열사 수가 많고 주로 이들 계열사를 이용한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

□ 롯데의 주요 해외 계열사 현황

롯데의 해외계열사는 ①일본 롯데를 중심으로 동일인 신격호와 그 친족이 지배하는 해외계열사 37개, ②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한국·일본 외 해외계열사 15개, ③국내 롯데가 지배하는 해외계열사 현지법인 252개로 나타났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동일인, 그룹의 실질적 주인)과 친족(총수 일가)는 일본 롯데를 중심으로 일본에 36개 회사와 스위스 1개사 등 37개의 해외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특히 일본 총수 일가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 7개 해외계열사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회사는 이들 계열사[특히 ㈜롯데홀딩스]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및 일본 롯데가 해외사업을 위해 출자한 해외계열사(현지법인)는 267개이고 일본 롯데가 지배하는 회사는 15개이며, 국내 롯데가 지배하는 회사는 252개이다.

□ 해외 계열사사의 국내 계열사 출자현황

1) 2015.10월 말 기준 롯데의 16개 해외계열사가 국내계열사 11개에 출자하고 있다. 특히 (주)호텔롯데(99.3%), ㈜부산롯데호텔(99.9%), 롯데물산㈜(68.9%), 롯데알미늄㈜(57.8%) 등 4개사의 경우 해외계열사 지분이 과반수에 달하고 있다.

2)국내 기업집단 롯데 86개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4조 3,708억 원) 중 해외계열사가 소유한 주식가액(9,899억 원, 액면가 기준)이 22.7%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 ㈜롯데홀딩스가 직접 출자(3.994억 원)하거나 ㈜롯데홀딩스가 소유·지배하고 있는 12개 L투자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출자(5,059억 원)하고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