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고문은 이날 러시아 방문을 마친 뒤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를 볼 수 없는 답답함 속에 국민이 있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나는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우리 정치 현실이라 하는 것이 어찌 보면 우물에 빠진 정치와 같다"고 현 정치권에 대해 비판했다.
손 전 고문은 "이런 정치 현실 속에서 과연 총선에 어느 당이 승리를 하고 누가 정권을 잡느냐, 국민이 어떻게 제대로 관심을 갖겠냐"며 "새 판을 짜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물에 빠진 정치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판을 짠다'는 표현이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같은 제3정당의 출현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선 "글쎄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손 전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북한 핵 문제는 B-50이나 사드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폭력을 이기는 폭력은 없다"며 제재 일변도의 대북 정책에 반대했다.
그는 "그동안 압박과 제재로 일관해 와서 핵실험이 중단됐냐, 오히려 북한의 핵수준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북한 핵문제를 접근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김정은을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북한 정권 붕괴를 통한 흡수통일론에 대해선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일축했다.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이번 5자 회담에서 어땠냐, 우리나라 대통령이 제의를 했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정면으로 거부를 했다"면서 "이건 외교적인 재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외교안보 시스템이 지금 뭘 하고 있느냐"며 "어떻게 대통령이 그런 외교적인 실수를 범하게 방치할 수 있는지 큰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