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 1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은 뒤 김삼락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을 '종이호랑이'라고 평가절하한 상대 감독을 꺾었다는 성취감에 '숙적' 일본을 꺾었다는 쾌감이 더해진 한국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 소감이다.
한국을 얕본 일본을 꺾은 이후 한국 축구는 올림픽 축구 예선에서 최근 34경기에서 25승9무를 기록하는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24년을 이어온 무패행진이 허무하게 끝났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일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2-3으로 분패했다. 35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도전했던 한국은 2골을 먼저 넣고도 수비 불안에 후반에만 3골을 내리 허용해 허무하게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일본전 승리로 시작한 연승행진이 일본전 패배로 끝났다. 한국 축구는 1992년 1월 24일 카타르에 0-1로 패한 이후 무려 8773일 만에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패배를 맛봤다. 무엇보다 이 패배가 아쉬운 것은 이번 대회에서 선제골을 넣고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던 두 팀의 맞대결에서 한국이 먼저 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2016 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오른 한국과 일본은 조별예선 3경기와 8강, 준결승까지 5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으며 승승장구했다. 한국은 조별예선 이라크전 무승부로 5경기서 4승1무를 기록했고, 일본은 5전 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 20분 권창훈(수원), 후반 2분 진성욱(인천)의 연속 골이 터지며 이 대회 유일한 전경기 선제골과 함께 무패 우승을 달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일본이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6경기 전승 우승으로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일본과 올림픽대표팀간 역대전적에서 6승4무5패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