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3시 30분께 부산 기장군 철마면의 한 미용실에서 업주와 손님 등 5명이 한꺼번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한 손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은 미용실 안에 업주 장모(68·여)씨와 배모(62·여)씨 등 손님 4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20㎡가 조금 안 되는 작은 미용실에서 중년의 남녀 5명이 동시에 의식을 잃는 흔치 않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119구조대원은 문을 열고 미용실에 들어갔을 때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냄새가 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진술을 토대로 산소 농도 저하에 따른 쇼크를 의심했다.
미용실 내부가 난방으로 따뜻해진 상황에서 퍼머와 염색 등에 사용되는 약품의 냄새가 밀폐된 공간에 퍼져 이들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쓰러진 5명은 구급차를 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 도중에 모두 의식을 되찾아 당일 바로 퇴원했다.
현재까지 구토와 두통 등 아무런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몇십년간 운영된 이 미용실에서 이번과 같은 일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이틀간 현장감식을 벌였지만 이렇다할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당시와 똑같은 상황을 재현하고 온도, 습도, 산소량 등을 측정했다.
업주와 손님 5명을 상대로 피검사도 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상 증상이라도 있으면 뭔가 단서가 될텐데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단정지을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