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시간이 30분…"밥 먹을 수 있나요?"
하지만 이 회사의 점심과 저녁시간은 각각 30분이다. 노동자들은 공장 라인을 멈출 수 없어 반씩 조를 나눠 1시간동안 교대로 식사하기 때문이다.
노동자 D 씨는 "식사시간에도 라인은 정상 가동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2배로 높아진다"면서 "그게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이 회사 노조 조합원 165명은 "2013년 11월부터 2년 간 점심과 저녁시간에 각각 30분씩 추가 근무한 것에 대한 임금 6억 4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회사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사측의 소송대리인은 안대희 전 대법관이 설립한 법무법인 평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송과 관련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사 대표마저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회사는 급속히 기울었다.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퇴직자 50여명은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질 경우에 대비해 체당금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중국 동포 (43·남)는 "그동안 월급으로 어머니 병원비를 감당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 건설현장…임금 체불로 곳곳에서 '비명'
하지만 시공사인 U건설로부터 장비 대여금과 임금 등 3,000만원을 아직 받지 못했다. 영세건설사인 U건설은 하청업체의 부도로 대금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결국 시행사인 인천시 종합건설본부 앞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추석부터 지금까지 집에 돈을 한 푼도 가져다주지 못해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불도저 기사 B(41) 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한 달간 경기도 파주시의 한 병원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했지만 임금 550만원을 역시 받지 못하고 있다.
부인과 초등학생 자녀 2명을 책임져야 하는 B 씨는 지금은 울산에서 일하고 있어 체불 임금 독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민사소송을 해봐야 시간만 오래 걸리고 받을 확률도 낮다"면서 "현재 의무화된 건설기계대여대금 지급보증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벼룩의 간'을 빼먹는 임금 체불 '백태'
하지만 이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전액을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전액불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포토 스튜디오에서 1년 8개월 동안 일하다 지난해 10월 퇴직한 C(21·여) 씨도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이 회사 대표 Y 씨는 "퇴직금은 이미 재직 기간 중 임금에 포함해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참다못한 C 씨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하자, 회사 대표는 '근무기간 과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진정 취하를 요구하고 있다.
'포괄임금제' 근로계약도 임금체불의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란 근로계약 체결 시 법정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이 당연히 예정돼 있는 경우 노사 당사자 간 약정으로 매월 일정액의 제 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근로계약서 상 약정한 근로시간보다 초과 근무를 시키지만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고용주도 적지 않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이대우 수석부지부장의 휴대폰은 요즘 쉴 새 없이 울린다. 외부 활동이 많아 체불 상담 전화를 자신의 휴대폰으로 착신 전환한 탓이다.
그는 임금 체불을 막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자신이 받아야 할 임금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방고용노동청에 소속된 일부 근로감독관들이 고용주 편에 서서 임금 체불 피해자들을 압박하며 합의를 종용하는 행태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