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태국에 억류된 새신랑…외교부 뭐하나

가족 "한국은 힘없는 나라라며 손 놔", 외교부 "신속·공정한 재판 요청"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부부의 남편이 현지에서 절도범으로 몰려 한 달 넘게 귀국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외교부 등 관계당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부산에서 결혼식을 치르고 다음날 태국의 관광지인 코사무이로 신혼여행을 떠난 임모(31)씨 부부.

임씨 부부는 신혼여행 둘째 날 한국인 단체 여행객 9명과 함께 인근의 작은 섬으로 당일 여행을 떠났다.


임씨 가족에 따르면 크루즈가 섬에 도착하자 하선을 준비하던 임씨는 충전 중인 휴대전화기 한 대를 발견했다.

한국인 일행이 놓고 간 것이라고 생각한 임씨는 휴대전화기를 챙겨, 가이드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휴대전화 주인인 태국인이 나타나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 태국인은 임씨를 '도둑'이라고 몰아붙이며 경찰서 동행을 요구했다.

임씨 부부를 비롯해 함께 배에 올랐던 한국인 9명과 현지인이 "훔치려고 한 것이 아니다"며 증인으로 나섰지만 휴대전화기 주인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임 씨는 배에 오르지 못한 채 이날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 30분까지 경찰서 유치장에서 16시간을 보냈다.

이후 법원으로 이송돼 22일 오후까지 수감중이던 임씨는 같은 날 보석금으로 300만 원상당의 돈을 내고 나서야 임시 신분증을 받고 풀려났다.

범죄에 연루돼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집으로 가는 길' (사진='집으로 가는 길' 포스터)
하지만, 임씨에게 출금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바람에 지난 1일 아내 홀로 신혼여행지를 뒤로 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현지 법원에 여권마저 압수를 당한 임씨는 현재 자비로 마련한 현지 숙소에서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혼여행을 마친 뒤 회사 5곳에 예정되어 있던 임씨의 입사면접 역시 물거품이 됐고, 지난 22일 아내의 외할머니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임씨 가족은 외교부 등 관계기관이 자국인에 대한 보호에 손을 놓고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호소했다.

임씨 어머니인 문모(54·여)씨는 "관계기관에 전화를 해서 하소연을 해도, 한국은 태국에서 힘이 없는 나라라는 말을 하며 기다리라고만 했다"며 "혼자서 이리뛰고 저리뛰며 도움을 구하고 있는데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오열하며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재외국민보호과 관계자는 "현재 사건이 현지 검찰에 송치돼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재판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해달라고 현지 법원과 검찰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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