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천재' 이세돌 "인간이 컴퓨터에 져서야 되겠냐? 내가 이긴다"

'알파고'와의 대국 앞두고 자신감 드러내…"사랑보다는 대국"

이세돌 9단(사진=한국기원 제공)
'바둑천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대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세돌 9단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의는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 1월 초에 받았는데, 의미가 있는 대국인 만큼 고민은 3분에서 5분 이내로 끝냈다"며 "바둑계 전체로 봤을 때 큰 의미가 있다고 봤기에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3월 8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알파고와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앞서 알파고는 중국에서 입단 후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 2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이세돌 9단은 "인간이 컴퓨터에 져서야 되겠느냐? 내가 무난하게 이길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이 다섯 판이다. 그중 한 판을 지는 것은 후폭풍이 없을테지만, 세 판을 진다면 개인적으로나 바둑계 전체적으로 후폭풍이 클 것"이라면서도 "그러한 부담감은 언제나 지니고 있다. 이길 자신이 있다. 자신 없었다면 대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컴퓨터 보다는 인간이 위에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패한 판후이 2단에 대해서는 "판후이 프로가 현재 한국, 중국, 일본이 아니라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바둑계 초일류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그 대결만 보고 컴퓨터가 인간을 이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와의 대국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컨디션, 건강관리일 텐데, 이것만 주의하면 무난하게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9단은 최근 막을 내린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재밌게 봤다"라고 말했다.

특히, 극중 프로 바둑기사 최택(박보검 분)이 대국을 포기하면서까지 덕선(혜리 분)을 챙기는 장면에 대해서는 "그 장면에 공감하는 프로 기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프로 기사100명 중 99명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을까. 제 경우도 (사랑보다는) 대국을 먼저 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열린 몽백합배 결승전에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이에 대해 "굉장히 아쉬웠다. 진 건 아쉽고 아프지만, 근래 들어 목표의식, 바둑을 대하는 자세가 예전과 틀려진 면이 있었다. 치열한 승부욕이 부족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국에 임하면서 보완이 됐다"며 "무엇보다도 긴장된 바둑을 두면서 희열을 느꼈다. 많은 것을 얻은 대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제와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붙고 싶다. 자신감만으로 대국에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승부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9단은 "바둑은 제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한 만큼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바둑은 일 대 일로 겨뤄서 승패를 결정짓는 경기이기 때문에 혼자 모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대국에서 져서 얻은 스트레스는 다시 이겨서 극복을 해야 한다"며 "바둑을 둬 왔으니 다룬 분야에서도 승부수를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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