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이렇다. 김준수는 '제25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인기상 부문 사전투표에서 46.7%의 득표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인기상 시상 순서가 마련되지 않았고, 김준수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시간과 공을 들여 김준수를 1위에 올려 놓은 팬들은 큰 허탈감에 빠졌고, 김준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김준수는 당시 "마음이 아픕니다. 전 아무래도 괜찮지만 여러분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려본다면. 그 정성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밉습니다.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함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또 빚을 집니다. 미안합니다"라는 글로 팬들을 위로했다.
이 글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또 공개 연인 EXID 하니가 서울가요대상 진행을 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고, 하니가 "오늘 이 자리에는 못 오지만 그 분(김준수)도 인기상을 수상하신다. 자랑스럽다"고 언급하면서 대중의 이목이 더욱 쏠렸다.
특히 김준수 팬들은 김준수가 출연하지 못하도록 보이지 않는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김준수, 박유천, 김재중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 분쟁을 벌이며 그룹 '동방신기'에서 탈퇴했다. 이후 세 사람은 JYJ를 결성했으나, SM 등과의 지속적인 갈등 속에 방송에 출연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이를 토대로 방송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특정 연예인의 프로그램 출연을 막는 것을 방지하는 방송법(일명 JYJ법)이 지난해 11월 말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논란 당시 김준수의 팬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서울가요대상을 후원한 서울시 박원순 시장의 트위터에까지 글을 남겼다.
해당 네티즌은 "총 47일간의 '유료투표' 후, 부당한 사유로 인기상 수상자를 섭외요청조차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와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바랍니다"고 요청했고, 박 시장은 "상황파악 중입니다. (김)준수 씨는 디셈버 공연에서 봤던 기억이 선 합니다"라는 답글을 남겼다.
박 시장이 27일 SNS에 이례적으로 아이돌 가수와 관련된 논란에 입장을 밝힌 건 앞서 이러한 일들이 벌어졌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해당 글에서 "JYJ와 팬들에게 이번 서울가요대상 인기상 사태가 얼마나 상처가 될지 생각하니 마음 아픕니다. 시는 명칭후원만 했다는 말로 한발 물러서있는다고, 팬들의 분노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압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서울가요대상 주최측에 공적 문서로 추후 재발시에 서울시 명칭후원을 중단할 것임을 통보했습니다. 주최측은 단순한 실수로 이야기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이런 조치로도 JYJ와 팬들의 마음에 남은 상처가 치유되기에는 부족함을 압니다. 이번 일로 상처 받으신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아이돌 팬덤의 힘이 정치인까지 움직이게 만든 셈. 박 시장이 뒤늦게 입장을 밝히면서 다소 잠잠해졌던 김준수와 서울가요대상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받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