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여자 핸드볼 전설이자 영화 우생순의 주인공이기도 한 서울시청 임오경 감독은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스포츠 종목 사이에서도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인기는 농구, 배구에서 밀렸지만, 태릉선수촌 안에서 여자 핸드볼은 가장 우상적인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핸드볼을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한대볼'이다. 올림픽 때만 반짝 인기를 얻고, 평소에는 차가운 대접을 받는 핸드볼을 빗대 부르는 말이다.
그리고 어김 없이 4년이 흘러 2016년 리우 올림픽이 다가왔다.
29일 개막하는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는 서로 적이다. 하지만 올림픽 앞에서는 선수들도, 지도자들도 모두 한 마음이다. 당연히 메달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 그래도 핸드볼 인기를 위해서는 메달이 필요한 상황이라 각오가 남다르다.
임오경 감독은 "올림픽은 선수 시절 4년에 한 번 돌아오지만, 준비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반드시 메달을 딴다는 생각이었다. 실력을 보여줘서 핸드볼 인기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면서 "이제는 지도자가 됐지만, 지금 선수들도 4년에 한 번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메달은 선수도, 지도자도 모두 염원한다. 9회 연속 출전이다. 런던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쳤는데 올해 다시 감동을 드리고 싶다. 나도 뒤에서 돕겠다. 핸드볼이 인기 종목으로 우뚝 서는데 올림픽 결과가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핸드볼 인기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핸드볼 인기를 위해서는 올림픽 메달이 필요하고,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핸드볼 인기가 필요한 역설적인 상황이다.
그만큼 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임오경 감독은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리우에서 여자 핸드볼이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홍보를 많이 해야 한다"면서 "또 선수들이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올해는 8개 구단이 비등해졌다.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리그가 많이 노출이 돼야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센터백 김온아는 "리그에서 몸을 잘 만들고, 경기력을 끌어올린 다음 올림픽에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과 부상 없이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목표"라면서 "올림픽의 해라 리그가 더 중요한 이유는 리그를 통해 발전하고, 리그 수준이 올라가면 대표팀에도 플러스 요인이다. 리그 때 좀 더 자기 개발과 실력 향상을 하면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올림픽 대표였던 조효비도 "리그를 치르면서 부상과 체력을 회복한다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핸드볼 코리아리그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8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어깨띠를 두르고 거리 홍보에 나섰다. 추운 날씨에도 팸플릿과 기념품을 나눠주며 핸드볼 리그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한대볼'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올림픽 때만이 아닌 리그에서도 국민들의 응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