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객 섭은낭'은 대만의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무협 영화다. 장르는 다르지만, 감독 특유의 느린 호흡과 한없이 절제된 미학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2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무협 영화이지만 새로운 스타일이다. 내 전작과 비슷한 이야기의 영화로 보면 될 것 같다"면서 "영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리얼리즘'이었다.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날아다니는 무협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배우 서기가 연기한 여성 자객 '섭은낭'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대학 때 본 원작 소설에서 가져온 영화다. 소설의 배경이 당나라였는데 당시에는 여성의 지위가 높았고, 여성 자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자객 섭은낭'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그렇게 사랑을 받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당나라를 배경을 한 영화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자객 섭은낭'은 고위관료의 딸로 태어났지만 암살자로 성장한 섭은낭이 스승으로부터 과거 정혼자였던 전계안을 암살하라는 명을 받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 고뇌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서기, 장첸, 츠마부키 사토시 등이 출연하며 오는 2월 4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