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세종대 박유하(59) 교수가 26일 서울 광진구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안부 지원단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20년 이상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고민하던 중 지원단체의 운동 방식이 옳았는가 하는 의문에서 '제국의 위안부'가 탄생했다”며 “지원단체 대변인들의 생각이 할머니들의 생각처럼 알려졌지만 목소리를 내기 꺼려하는 할머니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지원단체 등 관련 운동단체들이 ‘일제에 유린당한 불쌍한 소녀’라는 프레임을 만들고 문제해결 방법도 자신들의 뜻대로 주장하고 있고, 할머니들은 이런 흐름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것.
그는 “‘매춘’이라는 단어를 쓰는 학자들은 꽤 있지만 나만 (지원단체에게) 고발당한 것은 내가 지원단체의 운동 방식을 비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책에서 ‘자발적 매춘’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위안부 피해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책의 기본 자료가 지원단체에서 활동한 분들이 낸 피해자들의 증언집이고 단 한줄도 할머니들을 비난한 적이 없다"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매춘이다', '아니다'로 구애받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들을 억압하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근 이뤄진 한일 양국간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내부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지 못하면 일본 천황이 와서 무릎을 꿇거나 수상이 사죄를 해도 화해는 힘들다"면서 "먼저 국민들이 이 문제에 인식을 공유해야 하고, 내가 한 작업은 바로 그걸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박 교수는 앞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재판과 관련한 모든 기록을 공개할 예정이며, 강제 연행은 없었다는 내용의 피해 할머니 주장이 담긴 자료 공개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