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힘든 상황, 부동산까지 확 꺼지면 충격 커.
- 美 금리 인상 지연돼야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어.
- 더 늦기 전에 한계기업 구조조정 시작하고.
- 경제민주화와 나눔의 정책 고민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26일 (화) 오후 6시 3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철진 (경제평론가)
◇ 정관용> 한국은행이 오늘 지난해 GDP 성장률을 발표했는데요. 2.6%,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냉정한 현실을 보여준다. 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올해도 큰 상승은 어려울 것이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데요. 경제평론가 정철진 씨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철진>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2.6%. 원래 성장률 전망은 몇 %로 했었죠, 작년에?
◆ 정철진> 3.2도 있었고요. 최경환 전 부총리였었죠. 3%대는 확실하다고 자신했었는데. 일단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했던 결과를 보니까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이 2.6%로 집계가 됐습니다. 실은 막판까지 약간 긴장을 했었거든요. 4분기에 뜻하지 않게 확 성장률이 튀어 오르면 3자도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이렇게 발표를 했죠. 작년 4분기 실질GDP 성장률을 봤더니 0.6% 상승했습니다.
◇ 정관용> 4분기가 제일 나빴었군요?
◆ 정철진> 네. 그러니까 생각만큼 튀어 오르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연간으로 보니까 실은 2014년에 3.3%로 3%대 성장률을 한 번 쟁취를 했었거든요. 이후 다시 2%로 내려앉아서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3% 성장률이라는 게.
◇ 정관용> 아까 정부에서는 다 3% 이상을 예상했다고 그랬는데. 제가 조금 자료를 보니까 KDI는 3.8%, 한국은행은 물론 2014년 봄 얘기이긴 합니다만 4.2%까지 얘기했었네요.
◆ 정철진> 그렇습니다. 그러다가 많이 수정을 했었죠. 정부기관이나 정부 입장에서는 어쨌든 전망치를 높이 잡는 것이 관행이기는 한데 작년 같은 경우에는 이 차이가 굉장히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정부나 연구기관 또 한국은행 측에서 예측 못했던 어떤 사안들이 있었나요? 메르스 사태 이건가요?
◆ 정철진> 그렇죠. 돌발악재 중의 하나는 2분기 그리고 3분기 초입까지 영향을 줬던 게 메르스 사태였었고요. 그런데 전반적으로 보면 가장 큰 문제는 우리 한국경제의 성장엔진, 동력이라고 볼 수 있는 수출부진이 너무나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내수는 그나마 괜찮았습니까?
◆ 정철진> 그렇습니다. 내수 민간소비 부분이 그나마 괜찮았었는데요.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 중심으로 여기가 1.5% 또 설비투자, 운송장비 여기가 0.9% 증가하는 성장률을 보였었는데. 실은 민간소비 부분은 좀 이례적인 정책들이 작년에 많았었죠. 가령 통화정책이기는 하지만 금리는 두 번 낮췄고요. 거기다가 부동산 규제완화 대대적으로 펼치지 않았습니까? 거기다가 11조원 정부 추경이 있었고요. 그러면서 부동산 쪽, 건설업 경기 살리면서 민간소비를 끌어올린 거고요. 나중에 개별소비세 이런 것까지도 합쳤었거든요.
◇ 정관용> 블랙프라이데이 이것도 있었잖아요.
◆ 정철진> 그렇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도 있었고요. 그런 부분이 복합적으로 해서 민간 소비 부분의 성적은 좋았는데 과연 이 부양책이 잘 나가는 방향이냐,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좀 있을 수 있죠. 그러니까 결과만을 보면 성공적인데요, 정부의 부양책이.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올해도 이 부양책을 똑같이 쓰려면 부동산 경기가 작년만큼 살아줘야지 그나마 민간소비 주도의 성장률이 나올 것 같은데. 이게 지금 움직임은 그다지, 그런 방향으로 나가기는 좀 힘들어 보이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 정관용> 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경기부양책들이 결국은 가계부채를 엄청나게 늘려놓지 않았습니까?
◆ 정철진> 그렇죠.
◇ 정관용>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빚내서 집사라는 식의 정책은 못하겠다 해서 대출에 대한 정책을 조금씩 이미 바꾸지 않았습니까?
◆ 정철진> 맞습니다. 이게 방금 얘기하셨듯이 작년은 그렇게 한해를 반짝 했는데. 올해는 당장 2월부터 서울과 경기권 중심으로 대출규제 들어가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철진> 거기다가 실은 작년 11월, 12월, 올해 1월 지금 이게 미분양이 조금 그렇습니다. 지역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동탄 쪽에서는 실은 좀 이달 들어서 꽤 큰 미분양도 나왔다고 해서 부동산으로 더 이상 끌어올릴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수출 쪽도 중국경제 경착륙에, 산유국들 유가 대폭락에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수출, 민간소비 다 힘든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정관용> 작년 중반 정도까지 분양이 잘 됐었잖아요.
◆ 정철진> 그렇죠.
◇ 정관용> 그때 많은 분들이 ‘앞으로 내년부터 안 될 것이기 때문에 건설 회사들이 막판 밀어내기 하는 거다’ 이런 얘기 있었는데. 지금 작년 말부터 미분양 나오는 것 보면 그 얘기가 맞는 것 같아요.
◆ 정철진> 그렇습니다. 11월까지는 그렇다 쳐도 12월, 1월이 약간 심상치 않은데. 게다가 설상가상 부동산 쪽에서는 정부에서 느닷없이 대출규제를 한다고 하니까요. 여기에서 약간 냉탕, 온탕적인 정책들도 있었던 것 같고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무너지면 안 됩니다. 여기서 진짜 이게 연착륙이 되어야지 부동산마저 여기서 확 꺼진다면 글쎄요.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 지금까지 말씀을 종합해 보면 지난해에는 물론 메르스 사태라는 악재도 있었습니다만.
◆ 정철진> 돌발 악재가 있었죠.
◇ 정관용> 수출이 워낙 안 좋았다, 이거는 메르스랑 직결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수출이 안 좋았다는 것은. 내수는 좀 그나마 이런저런 정책으로 좀 살려놓았다. 그런데 그 정책도 가계 부채를 폭증시키는 정도로 부작용이 많은 정책을 써서 그나마 만든 게 2.6이다, 이거군요.
◆ 정철진> 네, 그렇게 종합해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금년은 더 암담한데요. 지금 말씀 들어보면 가계부채 올리는 식의 부양책은 금년은 못 쓸 것 아닙니까?
◆ 정철진>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수출은 좋아질 조짐이 있어요? 연초부터 중국증시 폭락 등등으로 안 좋은데요.
◆ 정철진> 네, 오늘도 상해 종합지수가 또 폭락했습니다. 폭락을 했고 지금 이런 저런 얘기를 들리는 것이 중국경제 경착륙 문제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요. 일본도 엔화 찍어서 살리는 듯 했는데 지금 제자리걸음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수출 쪽은 그닥 바라볼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런 와중에 만에 하나 부동산 쪽에서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실은 내수까지도 힘들어져서 그래서 지금 많은 연구기관에서는 2%대 예상을 하고 있는데요. 보니까 LG경제연구원이 2.5% 성장률, 현대경제연구원 2.8%, 한국경제연구원 2.6%, 외국계 투자은행들 거의 다 2%를 예상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보통 보면 연초에 이 예상치, 1월 예상치가 떨어지거든요.
◇ 정관용> 가을에 가면 계속 수정해서 더 낮추잖아요.
◆ 정철진> 그렇죠. 그래서 아마 2% 초반까지도 이를 악물어야 하지 않을까. 제가 1월부터 너무 어둡게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 어쨌든 상황을 좀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니, 상황 직시해야 되고 각오할 건 단단히 각오해야 하고. 그러면 무슨 방법이 있겠나, 이걸 지혜를 모아야죠. 암튼 금년은 작년보다도 더 어려울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그런 전망인데. 그렇죠?
◆ 정철진> 네.
◇ 정관용> 그런데 작년에 미국금리 올리지 않았습니까? 미국은 금리인상을 한 번 시작하면 계속 올리잖아요.
◆ 정철진> 그렇죠.
◇ 정관용> 계속 올릴까요? 요즘 세계금융권에서는 미국이 주변 변수 즉, 다른 나라 변수가 워낙 안 좋아서 추가 금리인상 안 할지도 모른다, 이런 얘기가 강하게 나오던데요?
◆ 정철진> 네, 그나마 세계경제, 한국경제가 바랄 부분 딱 하나를 뽑자면 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상당 부분 지연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당장 현지 시각으로 화요일, 수요일이고요. 우리나라는 목요일에 결과가 나오게 될 텐데요. 27일, 28일에 나오게 될 것 같은데 지금 미국 연준에서 일단 1월은 금리인상을 안 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당초의 계획이 작년 12월에 금리인상을 하면서 연내 네 번 정도는 올리지 않을까 하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우회적으로. 그래서 만에 하나 미국이 정말로 4번이나 금리를 올해 올리게 된다면 실은 우리도 뒤따라서 금리 올릴 수밖에 없거든요, 한국은행도. 그렇게 되면 원리금 늘어나고 전반적인 내수침체로 갈 수밖에 없는데, 부동산 영향 주고. 만에 하나 이번 1월 연준 회의에서 옐런 의장이 금리인상에 신중하겠다라든가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하겠다라든가 이런 식으로 금리인상을 상당부분 늦추겠다는 사인을 주게 된다면 그나마 한숨 돌리는 포인트는 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연준이 과거 흐름을 보면 남 생각 잘 안하거든요. 자기들 생각만 합니다. 정책을 펴기 때문에 지금 말한 과연 세계 경제 안 좋고 신흥국 흔들린다고 해서 연준이 금리인상에 자신의 추세를 유보할까. 바람도 갖고 있지만 이거는 한번 확인해 보고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그런데 만에 하나 금리인상을 늦추게 된다면 우리 한국은행도 상당부분 늦출 것 아닙니까? 그러면 그나마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나마 숨통이 좀 트이는 그런 대목입니다.
◇ 정관용>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진짜 올릴 수밖에 없습니까? 지금 이렇게 금년 전망이 암담한 상태에서 금리까지 올리면 더 우려되는데요.
◆ 정철진> 그렇죠. 버틸 수 있는 기간이 3개월, 6개월까지는 버틸 수 있다 이런 건데. 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중국의 증시가 저렇게 폭락하고 문제 중의 하나가 이 외환보유고 문제를 조심스럽게 들고 있거든요. 즉, 중국에 있는 해외 투자자금들이 빠르게 빠져나간다. 그래서 한때 중국 외환보유고 4조 달러라고 했다가 3조 3천억 달러인데 3조 달러도 깨질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도 지금은 외환보유고가 넉넉하다고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만약에 달러회귀현상이 나온다면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거든요. 3개월, 6개월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어쨌든 미국이 금리인상만 늦춰준다면 시간은 벌 수 있다. 그동안에 뭔가를 해야 되겠죠.
◇ 정관용>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악재 투성인데 혹시 묘안 없습니까? 이거 어떻게 해야 돼요? 어떤 정책기조를 가져가야 돼요?
◆ 정철진> 저는 기본적으로 아까 이를 악물어야 한다고 하는데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어떤 식으로든 지금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보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 쪽 보면 영업이익으로 빌린 돈 이자도 못 내는 기업들이 15%에 달하거든요. 그런데 이걸 어쨌든 성과 내고 M&A 통해서 잘라내고 가야지 이거를 안고 간다면, 그러니까 미국이 시간을 줘서 우리가 안고 간다면 이게 나중에 곧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IMF 때처럼 다 국민세금으로 메워야 돼요. 그래서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해야 될 것 같고요. 경제민주화, 너무 큰 얘기는 그런 얘기긴 한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어려울 때는 조금 나눔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수출은 힘들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조심스럽게 해봐야 될 때라고 보입니다.
◇ 정관용> 부동산이나 재테크 이런 것 고민하시는 분들한테 조언하실 얘기 없습니까?
◆ 정철진> 일단은 겸손해라,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목표치를 은행금리 대비 두 배, 세 배 정도면 됐다. 한 연 5, 6%면 됐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여기서 대박이라든가 큰돈을 번다라든가 이런 것은 일단 기대치를 낮춰야 된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고. 부동산 같은 경우에는 실수요적인 접근, 늘 말씀드리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죠. 지금 상승을 기대한다는 것이 힘든 상황입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더 들으면 기운 더 빠질 것 같아요.
◆ 정철진> 죄송합니다.
◇ 정관용> 정철진 씨가 죄송할 문제는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 정철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경제평론가 정철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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