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급했나…이희호 녹취록, 왜곡에 도덕성 논란까지

이희호 여사와의 대화 녹취, 내용도 과장해서 공개

국민의당(가칭) 안철수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4일 국민의당(가칭)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 사이에 나눈 대화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월간중앙>은 당시 이 여사와 안 의원이 20여분 동안 가진 비공개회담의 일부 녹취록을 25일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안 의원은 당시 이 여사를 만나 "꼭 건강하셔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정권교체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꼭 정권교체가 되도록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입니다"라고 했고 이 여사는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안 의원 측이 당시 대화를 과장해서 외부에 알린 점은 물론 녹취록까지 공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의원 측은 당시 이 여사와 회동 직후 "이 여사가 안 의원에게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주장했고, 이 여사 발언의 진의를 두고 논란이 일었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홍걸씨는 기자들에게 해명자료를 보내 "보도와 관련해 어머님께 직접 확인한 결과, 어머님은 안철수 의원의 말씀을 듣기만 하였을 뿐 다른 말씀을 하신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 어머님께서는 어이가 없어 하셨다. 어머님 뜻과 전혀 다르게 보도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셨다"고 반박한 바 있다.

안 의원과 이 여사의 녹취록이 보도된 뒤에는 "면담을 녹음해서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측에서 이희호 여사 면담한 거 녹음을 했나 봅니다. 녹취록을 깠네요"라면서 "'정권교체 하겠다'는 안철수의 말에 '그러세요'라고 의례적 대꾸를 한 것을 부풀려 자기를 지지했다고 발표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녹음은 이희호 여사 허락 받고 한 걸까요"라고 의문을 표했다.

진 교수는 "급한 것은 알겠는데, 대화 내용을 허락없이 녹음하여 공개하는 것은 무례함은 물론이고 불법의 소지까지 있는 부도덕한 행태로 보입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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