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영화 '오빠생각' 흥행을 위해 금융사들을 상대로 '예매권 대량 구매'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금융권 협회장들 그리고 금융회사 CEO들과 함께 시사회에 참석해 '오빠생각 홍보대사'를 자처했던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당시 임종룡 위원장은 "임시완 씨가 '핀테크' 홍보대사로 열심히 활동하는데 한 푼도 주지 못해 굉장히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늘 그 보답으로, 저뿐만 아니라 금융권 은행장과 협회장들이 모두 오빠생각 서포터가 되고자 해서 왔다"고 임 위원장은 강조했다.
임시완 씨는 은행 등 금융회사를 광고하는 홍보대사가 아닌 금융위원회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인 핀테크를 알리는 홍보대사다.
따라서 핀테크 홍보대사 임 씨에게 돈 한 푼 못 줘서 미안하고, 그래도 열심히 활동해 줘서 감사하고, 그래서 임 씨에게 신세를 진 것도 임종룡 위원장과 금융위원회일 터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들도 많은 신세를 진 거"라며 은행장과 금융 협회장들을 오빠생각 서포터 대열에 합류시켰다.
자신들에 대한 관리ㆍ감독권한을 가진 금융위원회 수장이 이토록 열성적인 마당에 금융위원회의 영화 예매권 대량 구매 협조 요청이 말 그대로 협조 요청으로 들렸을까?
강매 논란을 넘어 금융 회사와 협회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갑질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논란은 차치하고 임종룡 위원장과 금융위원회의 열성이 임 위원장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다"했던 오빠생각에는 도움이 됐을까?
영화감독이자 평론가인 조원희 씨 얘기를 들어보면 '전혀 아니올시다'인 듯하다.
조원희 씨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굉장히 잘 만들어졌고 배우들 열연도 굉장히 뛰어난 영화여서 관객 반응이 굉장히 좋은 영화에 금융위원회라는 곳이 재를 뿌렸다"
금융위원회가 주연 배우의 핀테크 홍보대사 활동에 보답하겠다며 전 금융권을 끌어들여 지원에 나섰는데 오히려 재를 뿌린 셈이라면 헛발질도 이런 헛발질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