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일 창당을 앞둔 국민의당은 초반의 기세와 달리 더불어민주당의 잇따른 영입작업 성공과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발언 등이 맞물리면서 지지율 정체 상황에 직면했다.
게다가 외부인사 영입작업도 초반부터 패착을 보이며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기존 야권신당과의 통합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절박성도 감안됐다. 더불어민주당 호남의원들의 탈당이 주춤해지면서 국민의당 현역의원은 15명에 그쳤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시 국고보조금은 90억원대에 달하지만 현 수준이라면 30억원 밖에 받지 못하게 된다.
천정배, 박주선 의원과의 통합으로 의석을 늘리고 호남 지지세가 반전돼 더민주의 호남의원들을 빼오는데 성공한다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새로운 정치를 천명하며 더민주를 나선 안철수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스스로의 한계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기존 야권신당과의 통합이나 더민주 의원들의 이탈에만 기대는 것이 당초 지향했던 새정치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적으로도 호남 공략에만 의존해 전국 정당으로서의 확장성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천정배 의원과의 통합에 이어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김민석 전 의원, 정동영 전 의원까지 아우르는 호남과의 결합을 도모하고 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한계를 드러낸 천정배 의원과의 통합으로 국민의당은 잘 해봐야 '호남자민련'이나 '도로민주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당이 호남세력 결집에만 몰두하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만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부산 출마 등을 결단해 바람을 일으킨다면 국민의당은 "상황 끝"이라고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더욱이 김관영 의원의 휴대폰 문자 논란에서도 드러났듯이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안철수계와 김한길계, 호남 현역의원들간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천정배 의원에게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궁여지책이다.
4개월여 창당작업에도 새로운 인물이나 세력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천 의원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를 저울질하다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에 대해 맹공을 퍼붓던 행보와도 배치된다.
천 의원은 최근 "제가 타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일·독재세력의 역사 인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그게 당의 정체성의 중심이라면 함께 할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게다가 그가 수차례에 걸쳐 호남 의원들을 개혁의 대상이라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호남의원 상당수가 둥지를 튼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은 모순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향후 호남의원 공천을 둘러싸고 파열음이 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양당이 통합을 선언하면서 "정치인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통합이어야 한다"고 밝혔음에도 '정치인을 위한 통합'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