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의 입당은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노갑 전 상임고문과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가 대거 탈당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김 교수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문재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가 60년 야당의 정통본류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더민주는 아무리 당명이 바뀌어도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라며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을 나눠선 안 되고, 더이상 아버님과 호남을 분열과 갈등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분열의 이름으로 아버님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분이 하늘에서 눈물을 흘리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노갑 전 고문과 박지원 의원 등이 문재인 대표 등 더민주 지도부에게 사실상 야권 분열의 책임을 물으며 탈당한 것에 대해 'DJ와 호남을 분열과 갈등의 수단을 삼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입당을 어머니 이희호 여사와 상의했다고 밝히며 "어머니께 제 뜻을 말씀드렸고 '신중히 잘 판단해서 할 것으로 믿는다'고 하셨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어머니는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못 박았다.
문재인 대표는 "대단히 상징적이고 소중한 분을 모시게 됐다"며 "김 교수의 입당은 60년 야당의 정통 본류로서 통합과 단결의 구심이 우리당에게 있다는 대내외적 표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통합의 상징인 DJ·노무현 두 분이 분열이 이름처럼 된 것이 정치 시작한 이래 가장 마음 아팠다"며 "대표직을 내려놓는 시점에 김 교수가 통합·단결을 위한 역할을 자임해 든든한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김 교수의 입당으로 동교동계 연쇄 탈당이 호남 민심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가칭)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김 교수의 더민주 입당에 대해 즉답을 피하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의당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 교수의 더민주 입당에 대한 영향을 묻는 질문에 "저희들은 당을 만들 때 가장 우선적으로 말씀드린 게 정권교체다. 수권 가능한 정당이 되겠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말씀드렸다"며 정면 대응을 피했다.
'분열의 이름으로 아버지 이름을 말하지 말라'는 김 교수의 발언에 대해선 "저희들은 현장에서 충분히 실무 경험과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좋은 분들이 정치에 봉사하고, 따라서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커다란 문제를 함께 풀고 기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역시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동교동계인 이훈평 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면서도 "볼모 정치인지 인질 정치인지 안타깝지만 우리가 친노 패권주의가 싫어서 나간 것인데 이런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정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데리고 오니 참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홍걸씨가 김대중 대통령 아들이지만, 홍걸씨가 더민주에 입당한다고 해서 호남이 더민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차남인 현철씨 영입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영입은 계속 기대를 갖고 지켜보십시오"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