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때리자 눕지 못했다. 문창진의 천금같은 선제 결승골로 축구장에 침대를 치워버린 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이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중요한 관문을 넘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호가 2016 리우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4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전반 23분 문창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상위 3개 팀에게 리우행 티켓이 주어진다. 따라서 4강전을 승리할 경우 결승전 결과와 관계없이 리우올림픽 진출이 가능하다.
한국은 결승전에 오르지 못할 경우 3-4위전에서 이기면 된다. 즉,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요르단을 거세게 몰아부쳤다. 요르단은 수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했지만 대표팀은 원톱 스트라이커 황희찬과 류승우, 권창훈, 문창진 등 2선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3분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권창훈이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행운이 따라줬다. 요르단이 공을 밖으로 걷어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류승우가 흐르는 공을 문창진에게 연결했고 문창진은 절묘한 슈팅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찔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골을 몰아넣었던 문창진은 또 한번 득점 감각을 뽐내며 올림픽호의 해결사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국의 선제골이 터지자 요르단은 더 이상 수비 중심의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 침대 축구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았다.
후반 들어 한국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뽐내지 못했다. 황희찬이 발목 부상으로 인해 김현으로 교체된 가운데 요르단의 총공세가 계속 됐다.
위협적인 순간도 많았다. 특히 후반 23분에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요르단의 문전 헤딩 슈팅이 한국의 골문 안으로 들어갔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이 취소됐다. 그러나 리플레이를 보면 오프사이드로 보기는 어려운 장면이었다. 한국에게는 행운이었다.
이후에도 요르단의 공세는 계속 됐고 한국은 역습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조별리그에서 불안 요소가 지적받았던 한국 수비진은 실점없이 잘 버텼다. 양팀 모두 더 이상 골문을 열지 못한 채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 됐다.
한국은 오는 27일 새벽 1시30분 북한을 꺾고 4강에 오른 개최국 카타르와 결승 진출 및 리우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