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갈 길 먼 '검단 스마트시티'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곳곳에 암초

인천시의 글로벌 기업도시 프로젝트인 ‘검단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이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검단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낙관할 수 없다.

◇ 투자의향서를 받은 지 10개월 만에 합의각서 체결

자베르 빈 하페즈 두바이 스마트시티 최고경영자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22일 인천 송도쉐라톤호텔에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인천시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영기업인 '두바이 스마트시티社'는 22일 인천 송도쉐라톤호텔에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자베르 빈 하페즈 두바이 스마트시티 최고경영자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행사장에 나와 서명했다.

이날 합의각서 체결은 유정복 시장이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하면서 두바이에서 투자의향서를 받은 지 약 10개월 만이다.

인천시는 약 4조 원의 중동자본을 유치해 검단새빛도시에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에듀케이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검단 스마트시티는 검단새빛도시 1단계 구역 중 313만㎡, 3단계 구역 중 157만㎡ 등 총 470만㎡(142만평)에 조성될 계획이다.

또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합의각서에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 ▲5개월 이내에 토지가격 협상 시작 7개월 이내 협의 완료 ▲경제자유구역 지정 절차 이행 등이 담겼다.

하지만 사업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토지 가격 협상’, ‘중동자본 유치’ 등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조건들이 성공적으로 충족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전혀 장담할 수 없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두바이 스마트시티社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각종 세금과 부담금 감면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 대상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시도 이를 의식해 검단 신도시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절차를 이행하겠다는 내용을 합의각서에 담았다.

현재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은 송도와 영종도, 청라지구 등 3곳이다. 인천시는 여기에다 강화도 남단, 수도권매립지, 무의·실미도, 검단신도시 일대 등 4곳을 추가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인천시가 동시다발적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검단 신도시가 포함될 수 있을 지는 전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 기획단 관계자는 “검단 신도시의 경우, 인천시로부터 정식 요청 받은 바가 없어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1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2013∼2022년)에는 기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내실을 다지면서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운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토지가격 협상도 난관이 예상된다.

검단새빛도시의 3.3㎡당 조성원가는 현재 605만 원으로 땅값이 비싼 편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헐값에 토지를 매각할 순 없다’며 실거래가에 근접한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바이 스마트시티社 측은 “인천시의 주장은 국제관례에 어긋난다”면서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토지가격 협상’ 완료 기한을 ‘7개월’로 넉넉히 잡은 것도 합의에 이르는 길이 험난할 한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 국제유가 급락으로 중동 경제 치명타…중동자본은 국내 탈출中

유가 급락으로 중동 경제가 치명타를 입고 있는 것도 ‘검단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의 앞날을 어둡게 만드는 요소다.

인천시는 “사업 초기 자금은 두바이홀딩 스마트시티가 투자해 진행하며, 두바이 정부 산하 금융 계열사 및 중동 국부펀드 등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대규모 중동자본 유치가 예상된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면서 ‘외자 유치 보증확약서’도 더는 두바이 스마트시티社 측에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의 부도 위험도 급증하고 있다.

21일 블룸버그 통계자료를 보면 사우디의 5년 만기 CDS프리미엄은 109.08bp(1bp=0.01%)로 최근 6년여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카타르는 151.06bp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두바이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도 연초 이후에만 각각 20~60% 가량 급등했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의 부도 위험은 급격하게 ‘정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어 중동 자금의 대규모 해외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중동 지역은 우리나라에서도 1,761억 원의 자금을 처음으로 순유출하며 본격적으로 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4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중동 자본 유치가 예상된다”는 인천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인천시와 '두바이 스마트시티社'가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멀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