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MB 정부 당시 고위관료들에 대한 검찰의 계좌추적 등 현 정부의 사정칼날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극동포럼에 특강자로 나서 '소명(召命)'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번 특강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내에서 처음하는 강연이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이후의 세계금융위기를 언급하며 "세계 각국이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재정을 편성한 뒤 도로를 포장하거나 교량을 건설했지만 우리는 4대강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 사업을 통해 건설경기를 살릴 수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을 졸속으로 했다고 비판하지만 이 사업은 홍수가 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될 수 있었다"면서 "나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 빨리 공사를 끝냈고 이 일은 자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은 세계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경제위기를 넘긴 사업이었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역적으로 취급받고 있다"며 "그래도 외국에서는 이런 공로를 인정하고 대우를 해줘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기후변화를 언급하면서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녹색성장을 주도할 수 있었고, 세계기후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파리기후협약과 4대강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기후협약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구분 없이 모든 국가가 스스로 정한 방식에 따라 2020년까지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시행해야 하는 협약이다.
MB 정부 시설 고위직 관료에 대한 검찰의 계좌추적 등 현 정부의 사정칼날에 대해 비판했다.
검찰은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장·차관 등 고위직 인사 10여명의 계좌를 조회했지만 별다른 혐의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어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발생했지만 나는 아직까지 별다른 일이 없었고, 우리 정부 장관들도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며 "나는 청렴하고 부끄러움 없이 국가를 경영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전직 대통령의 문화를 새롭게 바꿔보겠다"며 "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과 경험 전수에 힘을 쏟겠다"며 1시간 20분 가량의 강연을 마쳤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자신의 측근으로 불리는 이병석 의원과 정종복 전 의원을 비롯해 김관용 경북지사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