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이기권 장관이 22일 오후 3시 세종청사에서 양대 지침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한국노총이 정부와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고 청와대도 노동개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양대 지침 관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이날 새벽 간부들을 긴급 소집해 관련 회의를 벌였고, 예정된 노사 간담회 참석을 취소했다.
노동부 고위간부는 "장관이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듣고 양대 지침 발표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양대 지침의 초안을 공개했고, 이에 반발한 한국노총이 지난 19일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양대 지침 중 '쉬운해고'는 저성과자 해고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는 임금피크제 등 노동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노조나 노동자 과반수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는 것을 뜻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의 해고를 엄격하게 제한해 '징계해고'와 '정리해고' 두 가지만 허용돼 있지만, '쉬운해고'가 도입되면 저성과자 해고가 가능해진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이 완화되면 노동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 변경이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변경의 효력을 인정받게 된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판단 기준으로는 노동자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 변경된 취업규칙 내용의 적당성,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 여부, 노동조합 등과의 충분한 협의 노력,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 일반적인 상황 등이 제시됐다.
정부는 이달 25일 각 지방 고용노동관서에 지침을 시달해 이를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는 '쉬운해고'가 유발되고,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이 남용된다며 양대지침을 반대하고 있어 노정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