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진흥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회의를 열어 경비직 6명, 청소직 4명에 대해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급여 인상을 결정했다. 특히 청소직의 경우 토요일 휴무 보장과 임금 감소를 막기 위해 평일 근무 시간을 1시간 더 늘리는 것으로 근무 여건을 개선했다.
아파트 관리 사무직과 기술직 기본급과 식대비도 각각 5%와 3만원 인상했다.
대신 입주민 관리비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연간 운영비 360만원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삭감 예산은 그동안 사용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됐던 항목을 중심으로 손을 대 자정효과도 높였다.
동 대표로 이뤄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초반에는 이견도 있었지만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지혜를 모으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다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윤민섭 춘천 진흥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총무는 "아파트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아파트에서 부수적으로 사용되는 금액을 최소화해 절충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관리비 부당 징수, 경비원 해고 등 아파트와 관련한 많은 사회 문제가 발생됐지만 입주자끼리 지혜를 모으면 충분히 상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에서 경비직으로 10여년째 일해 온 장모(65)씨는 "다른 아파트 경비, 청소직들의 해고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며 "내 일터라는 자부심으로 긴 시간 일해왔지만 앞으로 더욱 힘을 내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적 득실 대신 '사람'을 택한 주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입주민 이모(34)씨는 "평소 관리실 직원들이나 경비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며 "입주민들의 작은 배려가 그분들에게는 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이런 어른들의 결정이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으로나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