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인 원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에서 증구(增區) 형태의 분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분구되는 지역에 경쟁력있는 인물을 당에서 추천해 후보로 내세운다면 우리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선거구획정안이 추후 처리될 경우 인구수가 많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지역구 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이곳에 명망가 등 인재를 영입해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존 지역구의 경우 이미 현역 의원을 비롯한 당협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경선이 필요하지만 새로 늘어나는 지역구는 기존 당협위원장이 없다는 점에서 영입 인사에게 경선 없이 공천을 줄 수 있다는 게 원 원내대표의 생각이다.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와 의견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 대표 나름대로의 정당에 대한 생각, 선거에 대한 생각이 있고, 저는 저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는 것"이라며 "다양한 생각이 하나로 모여 결국 새누리당이 건강하게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다"고 개의치 않았다.
그러면서 "인재 추천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당 최고위원들이 전부 나서서 하는 것은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반면,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 대표는 새로 영입된 인사라 하더라도 상향식 공천 원칙에 따라 반드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우리 당은 이미 민주적 절차에 의한 인재등용 시스템이 완벽하게 완비돼 있다"면서 "이미 전국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상향식 공천제도를 믿고 등록해 뛰고 있고, 증구 되는 지역도 이미 공개가 돼 있기 때문에 인재들이 많이 등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영입과 인재등용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야당 등이 시행하는) 인재영입은 특별한 사람 찾아내서 공천을 약속하고 모셔오는 것이고, 우리는 그런 분들 발굴해서 우리의 민주적 (인재등용) 시스템에 도전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새누리당 입당을 고민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민주적 절차에 의한 당의 룰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공천을 약속하고 명망가 등을 데려오는 인재영입은 실시할 계획이 없고, 대신 명망가라 하더라도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친박계와 비박계를 각각 대표하는 당 투톱이 인재영입과 관련해 각자 다른 얘기를 하면서 계파간 공천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