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행복' 분야 합동 업무보고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조기에 완료하겠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예산을 편성할 것인지, 또 매번 불거지는 시도 교육청과의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선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교육부는 이른바 '지방교육재정 개혁'을 통해 시도 교육청에 대한 감시 및 압박을 강화하고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준식 장관은 "지방교육재정 평가 인센티브 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겠다"며 "지방교육재정 알리미를 통한 국민 감시기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방교육 재정의 효율성과 책무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별 주요 예산 항목을 비교해 모바일로 서비스하거나, 실시간 상담콜센터로 알려주겠다는 계획을 '올해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로 보고했다.
이 장관은 누리과정 대책이 전무하다는 지적에 대해 "교육청에서 충분히 예산을 집행·편성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교육감들에게 그런 방향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거듭되는 갈등에 대해선 "교육부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기획재정부와 긴밀하게 의논해서 교육청들의 요구사항이 맞는지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교육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누리과정이 엄연히 '보육 사업'인만큼, 예산도 중앙정부에서 편성해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전혀 상반된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 방문규 차관은 "누리과정은 3~5세를 대상으로 한 공통교육과정"이라며 "어린이집 경우에도 '교육'을 수행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차관은 "올해는 세금 징수 상황도 지난해보다 굉장히 괜찮다"면서 "중앙정부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만큼, 지방 역시 어려운 시기엔 절약을 하고 효율화를 해나가면서 헤쳐나가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중앙정부의 이같은 논리들은 결국 누리과정 예산 부담을 시도 교육청에게 전적으로 맡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보육대란' 불똥조차 끄기 힘들게 됐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인문·사회분야 정원을 대거 줄이고 공학·의약분야 정원은 늘리는 등 오는 2022년까지 대학 정원 22만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형 교육과 졸업후 취업을 연계하는 '사회맞춤형 학과' 학생 수를 2017년까지 현재의 3배인 1만 5천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중심으로 교육 및 채용 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2017년까지 203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나치게 '산업인력, 기능인 양성'에만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인문역량강화사업에 600억원을 투입하는 등 기초학문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