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은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 정부의 양대 지침 추진에 반발해 노사정 합의 파기 선언과 함께 노사정위원회에도 불참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1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9·15 노사정 합의가 정부·여당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혀 휴짓조각이 되었고, 완전 파기되어 무효가 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파기의 원인은 정부의 일방적인 지침 강행인데도 책임을 한국노총에 뒤집어 씌우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 노동계 '전면전', 정부 '노동개혁' 마이웨이
노동계는 양대 노총의 연대투쟁, 4·13 총선투쟁, 양대 지침 무효 소송 등 다양한 투쟁방식을 동원해 정부와의 '전면전'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노총은 앞으로 양대 지침에 대한 소송과 함께 총선에서의 심판 투쟁 등 전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에 대해 전면 투쟁체제로 전환하고 양대 지침에 대한 소송과 4월 총선에서 반 노동자 정당 심판투쟁 등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정부가 오늘 파기선언을 핑계로 끝내 노동개악 행정지침을 발표한다면 우리는 즉각 총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노동개악 입법을 위해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새누리당을 집요한 총선투쟁으로 낙선시킬 것이며, 민중총궐기로 심판할 것"이라며 강한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 정부, '조직 이기주의', 지침 강행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하고 노사정위원회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일자리에 대한 국민의 여망을 배반하는 것이고, 청년들의 희망을 꺾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기득권 지키기'가 한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의 본질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 장관은 "한노총의 이번 결정은 대타협 정신보다 공공, 금융, 금속, 화학 등 일부 연맹의 조직 이기주의를 우선시한 것"이라며 "이들의 노동개혁 반대와 지도부 흔들기의 실제 목적은 공공·금융부문 성과연봉제 확대, 임금체계 개편 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고소득 정규직들이 양대 지침을 계속 호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공공·금융 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 선언에 맞서 정부의 노동개혁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했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사회학과 권순원 교수는 "한국노총이 파탄 선언했어도 노사정 대타협의 의의나 목적은 살아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일방적 추진이 아닌 합의 정신을 존중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