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서도 제재금 부과가 적잖다. 19일도 한국농구연맹(KBL)은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에게 3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KCC와 경기 뒤 벤치 교체석 의자를 발로 차는 등 심판에게 불손한 언행을 한 데 따른 제재다. 이날 역시 심판에게 불손한 언행을 한 같은 팀 마리오 리틀에게도 제재금 100만 원이 부과됐다.
LG 외국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는 역대 최고액인 600만 원의 벌금 철퇴를 맞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동부와 경기에서 벤치에서 코트로 물병을 집어던진 행동 때문이다.
길렌워터는 같은 달 5일 SK전 때 심판에게 돈을 세는 듯한 동작을 보여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전 달에도 본부석 심판에 대한 항의로 200만 원을 내야 했다. 올 시즌에만 혼자 낸 벌금이 1000만 원을 넘는다.
▲1997년 출범 뒤 어느새 13억 원
이렇게 쌓인 벌금은 어디에 쓰일까. 일단 KBL은 선수 복지기금으로 쓰고 있다.
현재는 등록 선수들에 대한 연금보험으로 연간 약 60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KBL 관계자는 "등록 선수 중 지원받을 의사를 보인 절반 정도에 대해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노후 자금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약 13억 원이 적립돼 있다. KBL 출범 뒤 20년 가까이 쌓인 벌금이다. KBL 관계자는 "일단 연맹이 갖고만 있는데 추후 선수 노조 등이 설립되면 본격적으로 용처가 정해질 것"이라면서 "질병을 앓고 있는 은퇴 선수에 대해 1000만 원이 지원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KBL은 "제재금은 선수복지기금에 적립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마추어 시절 행한 부정한 행동에 대해 처벌받은 것이기 때문에 관련 제재금을 아마추어 농구 선수 부정 방지 교육 예산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복지' 축구-농구 vs '육성' 야구-배구
프로축구 K리그 역시 제재금이 선수 복지에 쓰일 예정이다. 일년 1억5000만 원 정도 모이는데 1983년 출범돼 법인화된 이후 약 18억 원이 쌓였다. 별도 계좌로 관리돼 선수 은퇴 후 재취업 교육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직접적으로 몸을 부딪히는 격렬한 종목인 만큼 벌금도 많다. 그만큼 선수간 갈등과 판정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같은 겨울 실내 스포츠인 프로배구 V리그는 훨씬 더 적다. 출범 이후 쌓인 벌금은 1억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로 양 팀 선수가 나뉜 만큼 충돌할 여지가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적다.
다만 여자프로농구(WKBL)는 KBL에 비해 경기 수도 적고 섬세한 여성 선수들의 영향 탓인지 지금까지 약 1억 원의 벌금이 걷혔다. 향후 선수복지위원회에서 복지 향상을 위해 용처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야구와 배구는 축구, 농구와 용처가 다르다.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쓰인다. 야구는 이미 벌금을 유망주 육성을 위해 쓰고 있고, 배구는 아직 걷힌 금액이 적어 향후 사용할 예정이다. V리그 관계자는 "벌금을 미납하신 감독이 계신데 나중에 복귀할 경우 소급 적용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벌금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갈린다. 해당 단체가 너무 권위를 세우기 위해 선수단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것과 경기의 질서와 종목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반론이다.
프로농구의 모 감독은 "KBL이 전가의 보도처럼 제재를 쓰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고, KBL 관계자는 "가뜩이나 농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지나친 행동은 어린 팬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벌금을 내는 선수나 감독, 심판이 적어질수록 코트가 깨끗해질 것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