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합보(聯合報)는 17일 선거 전문가를 인용, 차이 당선자의 득표율이 ‘쯔위 사건’으로 1∼2%포인트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차이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총 56.1%의 득표율로 31.0%에 그친 국민당 주리룬(朱立倫)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쯔위 사건'이 새 총통을 뽑는 대만인들을 격분시켰다"며 "국민당 선거진영도 이번 사건이 민진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 우려했다"고 전했다.
선거의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차이 후보가 예상보다 높은 지지를 받은 데엔 쯔위 사건이 일조를 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만 방송과 신문은 쯔위가 중국 누리꾼에 대해 사과한 뒤 쯔위 관련 소식을 선거 관련 뉴스보다 더 크게 다뤘다.
일찌감치 차이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며 미지근했었던 선거 분위기도 쯔위 사건이 막판 쟁점으로 급부상하면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쯔위 사건은 대만인의 반중 정서에 불을 붙이면서 그 동안 친중 정책을 펴온 집권 국민당에게는 악재로, 야당인 민진당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쯔위의 사과에 대해 대만에서는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만 영문 타이베이타임스도 "쯔위에 대한 '강요된 사과'가 대만을 분노케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쯔위의 사과 영상이 투표에 나서는 대만인들의 분노를 촉발하며 대만 선거의 최고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대만인은 칭찬받을 일을 하고서도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한 쯔위에게 동정심을 표하면서 중국을 향해서 분노심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소속사인 JYP가 쯔위에게 사과를 하도록 강요했다며 비난했다. 심지어 대만의 한 온라인 잡지사는 쯔위에 대한 매니지먼트 권리를 JYP측으로부터 1억 대만달러(약 36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
중국은 쯔위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검색을 차단했다.
쯔위와 대만의 첫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의 이름을 웨이보에 입력하면 '관련 법률, 법규, 정책에 따라 검색결과는 보여줄 수 없습니다. 다른 키워드를 입력해 다시 검색을 시도해보세요'라는 글이 뜨고 있다.
이는 중국 당국이 대만독립 논쟁을 차단하기 위해 검열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당국이 대만 차기정부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양안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이번 사건과 관련, “대만독립론을 주장하는 대만 매체들이 총통 선거를 맞아 쯔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바람에 논란이 커졌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