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자금 '썰물'…한국주식 보유비중 6년반만에 최저

외인 비중 28%대로 하락…이달에만 1조6천억 순매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약 6년5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안화 약세에 동조한 원화 약세로 외국인들의 환차손 부담이 확대된데다가 기록적인 유가 폭락으로 오일머니 이탈까지 가속화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403조1천21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날 시장 전체 시가총액인 1천404조2천228억원의 28.71%에 해당한다.

이 같은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09년 8월18일의 28.6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30%대를 꾸준히 유지하던 외국인 비중은 작년 7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및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로 약 4년 만에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줄곧 29%대에 머물던 외국인 비중은 새해 들어 중국발 쇼크와 저유가로 인한 신흥국 우려가 커지며 28%대까지 주저앉은 모습이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도 행진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로 전환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사실상 3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6월9일~7월23일(33일 순매도)에 이어 역대 2번째 수준으로 긴 매도 행렬이다.

연말 다소 주춤해졌던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1조6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셀 코리아'의 강도를 재차 높이는 모양새다.

외국인들이 자금을 급격히 거둬들이며 한국 증시는 연일 시름하고 있다.

지난 15일 코스피는 1,878.87로 마감하며, 지난해 9월8일(1,878.68) 이후 4개월여 만에 1,880선을 내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이탈세가 더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롤러코스터 장세와 위안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20달러대로 주저앉았지만 아직 바닥을 알 수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환차손 외에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들의 자금이탈 기조를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미 있는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감 지속,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중장기 이익 모멘텀 부진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위험 회피 구간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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