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차출, 안대희 '수용'·오세훈 '거절'…당내 반발 직면

"도둑" "해당행위"…경선 '과열' 우려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험지차출' 요구에 안대희 전 대법관은 서울 마포갑 지역구 출마로 응답한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종로 출마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안 전 대법관과 오 전 시장 모두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경선 과정의 진통이 예상된다.

◇ 안대희 '험지출마' 요구에 응답…"당협 뺏는 도둑"

안 전 대법관은 17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정치를 선택했다"며 마포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출마의 변으로 '국민의 신뢰가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뜻의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을 내세웠다.

당초 부산 해운대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김무성 대표의 '서울 출마' 설득에 발길을 돌렸다. 이른바 '험지출마론(論)'에 따른 것이다.

안 전 대법관은 서울 중랑과 구로 등의 지역을 검토했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마포갑을 최종 출마 지역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미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강승규 전 의원은 이날 당원 50여명과 기자회견장에서 안 전 대법관의 출마에 항의했다.

그는 "당협위원장으로 복귀한 지난 1년 동안 뛰고 또 뛰어 무너진 당조직을 완벽하게 복원했다"며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재건한 당협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려는 책동이야 말로 도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법관을 영입인사나 험지출마자로 인정해 경선에서 100% 여론조사를 강행한다면 당협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며 "당이 확정한 경선 규칙인 당원 30대 국민 70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오세훈 '험지출마' 거부…"해당 행위"

오 전 서울시장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과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는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며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김무성 대표로부터 "종로 밖 험지로 나가라"는 제안을 받았던 오 전 시장은 "종로도 험지"라는 논리로 최종 거절했다.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이 종로에서 지난 5년간 총 4번의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야당 대표까지 지낸 5선의 정세균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곳"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 지역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박진(3선) 전 의원의 출마 의사를 존중 해 오 전 시장에게 서울 구로나 광진 등에 출마할 것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의 종로 출마 선언에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이 해당 행위를 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그는 오 전 시장에 이어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오 전 시장에게) 한 두 곳의 지역을 구체적으로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후보는 당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자체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저와 오 전 시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종로는 종로의 아들 박진에게 맡기고, 오 전 시장은 다시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김 대표로부터 '험지차출' 요구를 받은 두 인물이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다른 예비후보들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경선 과정에서 과열 양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당 지도부는 '지역구의 교통정리를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김무성 대표는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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