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로 돌아온 이란…거꾸로 가는 북한

이란이 국제사회의 경제 금융 제재의 족쇄를 풀고 37년간의 고립에서 벗어나게 됐다.

지난해 7월 14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독일)과 핵협상을 타결지은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16일(현지시간) 이란의 핵합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확인하자 미국과 유럽연합, 유엔은 곧바로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제재 해제로 이란은 원유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재개할 수 있고 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가능해졌다.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계속된 제재와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란의 핵합의 이행과 이에 따른 제재 해제를 계기로 또 다시 부각되는 것은 북한이다. 미국의 적성국이었던 이란과 쿠바는 잇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을 시도했고 성과를 거뒀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이전 '적과의 악수'를 하겠다며 거론했던 북한, 쿠바, 이란 등 3국 가운데 유일하게 북한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오히려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통해 국제사회를 긴장시키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에 대해 '철저하고 포괄적인 대응'을 통해 실질적인 대북 제재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번주 대북 제재안을 놓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하원이 지난 12일 북한에 대한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북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금까지 나온 미국의 대북 제재법안 가운데 가장 포괄적인 법안으로 평가된다.

국제사회는 앞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의 고삐를 바짝 조일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란 핵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을 계기로 미국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새로운 시도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그러나 4차 핵실험에 대응한 제재와 압박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히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계속적인 제재의 결과 온건파의 집권을 가져왔고 결국 이란을 협상장으로 불러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이란과 전혀 다르며 진정으로 대화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이제는 전략적 인내를 넘어 의도적으로 무시, 배제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미 당국자들은 북한이 병진노선을 내걸고 핵무기 개발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대화의 필요성은 없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당분간 정책적 변화 가능성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6일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 차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이란의 방향을 고려하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변화를 보이는 나라에 대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링큰 부장관 20일 베이징을 방문해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북핵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이어서 존 케리 국무장관이 오는 27일 베이징을 방문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설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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