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부터 사망까지 '7개월'…뻥 뚫린 아동 보호관리체계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들에 대한 당국의 허술한 보호관리체계가 또다시 참극을 빚었다.

경기도 부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학교에 결석한 지 약 3년 9개월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기도 부천원미경찰서는 15일 욕실에 강제로 끌고 들어가다 넘어져 의식을 잃은 초등학생 아들을 한달 간 방치하다 결국 숨지게 한 아버지 A씨와 어머니 B씨를 긴급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숨지자 시신을 훼손해 3년 이상 냉동 보관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숨진 초등학생이 결석한 지 약 3년 9개월이 되도록 아동 보호관리체계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점도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C군은 2012년 4월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다.

또 이로부터 6개월 뒤인 2012년 10월 초순경 평소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 C군을 아버지 A씨가 강제로 욕실로 끌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C군이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군의 부모는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한 달간 방치하다 11월 초순경 사망하자 사체를 훼손해 비닐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했다.

결국 C군이 결석을 시작한 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무려 7개월동안 학교와 교육당국의 보호관리체계에서 벗어나 있었던 셈이다.

학교와 교육당국이 수사기관과 협조해 보다 적극적으로 C군의 소재를 찾았다면 참극을 막았을 수도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최근 인천 연수구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D양(11)에 대한 친아버지와 그 동거녀의 '아동학대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C군의 비참한 죽음은 아직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다.

그 사건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합동으로 오랜 기간 학교에 나오지 않는 전국 초등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C군의 사망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각 학교로부터 받은 '초등학교 장기 결석 아동 명단'을 토대로 교직원과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이 직접 해당 가정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전국적인 전수조사에 만전을 기해 또 다른 비극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